미·중 무역 갈등 불씨가 반도체에서 조선업으로 옮겨붙으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대표 조선사와 조선기자재업체만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조선 TOP3 플러스 ETF’는 지난 18일 하루 수익률이 8.66%로 ETF 시장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조선업체와 기타 관련 산업에 대한 ‘공격적 지원’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는 소식에 조선업 관련 종목들이 상승 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5일 상장한 SOL 조선 TOP3 플러스 ETF는 조선사와 조선 기자재 기업에만 투자하는 국내 유일 상품이다. 개인과 기관 모두 관심을 보이면서 순자산이 지난해 말 162억 원에서 지난 19일 기준 1070억 원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조선 ETF 가운데 최대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조선섹터는 실적과 함께 조선사별 다양한 수주 기대감이 함께 작용하면서 기관과 개인 투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가 250억 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순자산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이 반등하는 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친환경 선박과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 강화라는 체질 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기조가 매년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해 7월 선박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2008년 대비 100% 상향 조정했다. 현재 운항 중인 선박 대다수가 IMO 환경규제 적용 대상인 만큼 친환경 선박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조선 담당인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조선은 실적 개선 모멘텀과 주력 선종과 해양 중심의 견조한 수주, 북미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MRO) 수주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글로벌 특수선 건조라는 새로운 촉매제까지 추가된 상황”이라며 “IMO 환경규제를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며 대형 조선사마다 모멘텀이 달라 ETF 같은 바스켓 투자가 효과적”이라고 했다.
해당 ETF는 3개 조선사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해 현대미포조선,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사에 80% 이상 투자한다. 한화엔진, 한국카본, 태광, 성광벤드, 동성화인텍 등 엔진·보냉재·피팅 등 기자재 기업 등 12종목을 담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해당 ETF는 전후방 산업인 해운과 기계 등 종목을 제외하고 조선업과 관련 기업에만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기 때문에 제3차 슈퍼사이클을 준비하는 조선업에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