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일 의대증원 2000명 중 대학별로 최대 절반까지 줄여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의협은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오후 열린 의협 비대위 제 9차 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합리적이지 않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또한 “국립대 총장들 제의로 수용된 정부의 의대증원 조정안을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생각에서 그렇게 발표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전국 32개 의대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 한해 증원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신입생 모집 인원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대 신입생 증원 규모를 일부 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일부 비수도권 국립대학교의 건의를 전격 수용한 조치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떤 생각에서 그렇게 발표 됐는지 모르겠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총장들에게 그런 방향을 요구한 것 같고, 제가 볼 때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조정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다음주 예정된 특위 역시 그 목적, 방향, 어떤 일을 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겠다”며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 역시 입장문을 통해 “(자율조정안은) ”현재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고심의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명확히 한다"며 김 비대위원장과 의견을 같이 했다. 비대위는 “우리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정말 별로 없다. 오는 25일에는 교수들의 사직서가 수리되고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5월부터는 사직하겠다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며 “학생 교육을 맡고 있는 의과대학에서는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5월에는 학사일정을 이어갈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학병원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면 중증, 응급, 필수 영역의 진료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며 “이는 대한민국 의료의 위기가 아니라 의료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