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銀 이번주 정책회의…금리 추가인상·엔저 대응 입장 주목

마이너스금리 해제후 첫 정책결정회의

34년 만의 엔저로 '추가금리인상' 압박

전문가 설문 30% "연내 인상 없을 것"

우에다 "엔저 심화시 금리인상" 시사에

이번엔 '변경'보다 '대응' 기자회견 주목

첫 26년 전망 발표…물가2% 유지할 듯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EPA연합뉴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EPA연합뉴스




지난달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일본은행(BOJ)이 오는 25~26일 금리 변경 후 첫 금융정책 회의를 열어 추가 금리 인상 등을 논의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후퇴하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일본은행이 금리 및 엔저 대응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금융정보업체 퀵은 시장 전문가 71명을 대상으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설문한 결과 ‘연내 인상하지 않는다’가 29%로 가장 많았다고 22일 밝혔다. 엔달러 환율이 한때 154엔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엔화 약세가 진행되는 한편,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일각에서 ‘조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 다수는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히데키 시바타 도카이 도쿄 인텔리전스랩 연구원은 “실질임금 감소가 2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고,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에 대한 확신이 서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일본은행에 의한 연내 추가금리 인상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7~10월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올 10월을 꼽은 응답자가 22%였고, 9월(18%)가 뒤를 이었다. 이번 4월 회의를 금리인상 시점으로 선택한 전문가는 2%에 그쳤다. 직전 회의(3월) 때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대규모 완화 정책’의 큰 틀을 수정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엔 현상 유지’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즈키 마사유키 스미토모 상사 글로벌 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속히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영향을 판별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금리 인상은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 도쿄지점의 카이다 카즈시게 금융시장 부장도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등 직접적인 움직임에 나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엔화 약세 등을 이유로 바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금융 정책이 환율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금융 당국 입장에서는 이를 피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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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엔화 가치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3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미·일 금리 차를 겨냥한 달러 매수·엔화 매도가 이어진 탓이다. 여기에 이란과 이스라엘 간 직접 공격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며 안전 자산인 달러 강세가 가속화해 엔화 약세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일본이 지난달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인상 폭이 제한된 데다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등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분간은 미·일 금리 차가 계속될 것’이라는 심리 역시 엔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언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최근 엔저 심화 시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이번 회의와 26일 회의 종료 후 진행될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엔저로 수입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겨냥해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이 있다면 금융정책 변경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자료: 일본은행 2024년 1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비고: 전년 대비 증감률, < >는 일본은행 정책위원 전망 평균치자료: 일본은행 2024년 1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비고: 전년 대비 증감률, < >는 일본은행 정책위원 전망 평균치


이에 26일 발표될 전망 보고서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행이 3개월마다 발표하는 전망 보고서는 3년간의 물가 전망(CPI 전년 대비 상승률)을 제시한다. 지난 1월 발표 때는 2023년 2.8%, 2024년 2.4%, 2025년 1.8%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 발표하는 2026년 전망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장기화하는 엔화 약세와 고유가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가해지면서 1월 전망 보고서에서 2.4%로 발표한 올해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지도 관건이다. 일본은행 내에서는 엔저의 물가 영향이 아직은 ‘일시적이고,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판단에서 중요시하는) 기조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지금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우에다 총재가 우려한 금융 정책 변경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외에도 추가 금리 인상 판단의 중요한 재료가 될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 동향(봄철 노사 임금협상 결과) 및 서비스 가격 움직임, 장기 국채 매입액 감액 여부 등에 대한 논의 및 점검이 이번 회의에서 이뤄진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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