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글로벌 시리즈C 투자 유치 일환으로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 원대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협의가 성사될 경우 이번 투자는 중국 e커머스가 국내서 공략하는 시장이 오픈마켓(종합몰)에서 패션 등 ‘버티컬 플랫폼(전문몰)’로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 에이블리의 예상 기업 가치는 2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시리즈C 협의 대상에는 온타리오교원연기금(OTPP)와 글로벌 투자기업인 퍼미라·CVC, 중국 e커머스업체 알리바바가 포함됐다. 특히 알리바바는 에이블리에 약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될 경우 여성 쇼핑 업계에서 2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첫 사례다.
알리바바는 11번가와 티몬을 포함한 종합몰을 비롯해 무신사·W컨셉 등 버티컬커머스에 투자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 중 투자 유치를 희망한 업체는 에이블리 외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에이블리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거뒀다는 점에서 투자의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3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744억 원의 손실을 낸 직전 년도에 비하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매출은 25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5%, 3년 전과 비교하면 4.9배로 가파르게 불어났다. 매출과 영업손실이 동시에 늘어났던 이전 3년 간의 추세와 달리 지난해는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는 ‘K셀러의 해외 진출’을 통한 동대문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중”이라며 “에이블리뿐 아니라 생태계까지 고려한 최선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