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지방 미분양 주택 해결 서둘러야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준공후 미분양 1.3만가구 웃돌 전망

기업구조조정 리츠 세제지원 늘려

지방 주택시장 안정화 앞당겨야





정부가 3월 28일 건설 경기 회복 지원 방안의 하나로 기업구조조정 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을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정책 도구로 동원한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2009년 금융위기 때는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취득세 및 등록세 면제, 0.1%의 재산세 최저세율 적용, 종부세 합산과세 배제, LH(당시 주공)와 같은 공공기관의 매입 확약을 통한 건설사 신용 보강 등의 지원 방안이 있었다. 2014년 경기 침체 때는 다른 지원 조건은 대동소이하지만 취득세율이 면세에서 50% 경감으로 변경됐다. 현재의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지원, 공공기관의 매입 확약 등의 지원 방안 등이 없어 과거 두 차례의 지원 방안과 비교하면 사업성이 크게 약화됐다.



준공 전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모두 포함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월 현재 6만 4874가구에 이른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만을 따로 보면 수도권에 2285가구, 비수도권에 9582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18%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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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금년 여름과 내년 여름에 걸쳐 1만 3000~1만 4000가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 불안 역시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과거 주택 착공 가구 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구조조정 리츠가 투입돼 지방 주택 시장의 신속한 안정을 도모하지 못할 경우 시장 불안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같이 리츠에 대한 정책 지원을 대폭 강화해 빠른 시간 내에 지방 주택 시장이 안정하기를 도모할지, 아니면 시장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감내해 가면서 천천히 안정하기를 기다릴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나라의 리츠 시장 규모는 현재 선진국 대비 3~1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장 리츠 규모를 보면 우리나라가 0.3% 수준임에 반해 미국 9.1%, 일본 3.2%, 싱가포르는 27%에 이르고 있다. 공모형 리츠 활성화를 통해 국민의 우량 부동산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주택에 대한 투기 수요를 진정시키겠다는 것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통해 현재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전부 매입할 경우 1가구당 5억 원, 주택 수를 1만 가구로 가정할 경우 대략 5조 원 정도가 소요된다. 취득세율 1%를 면세할 경우 500억 원의 조세 감면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시점에서 500억 원을 아끼기보다는 기업구조조정 리츠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 리츠 시장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지방 주택 시장의 빠른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위험과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것보다 현명한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지원 정책으로도 신속한 주택 시장 안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LH 등 공공기관의 매입 확약이라는 지원 방안도 추가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실기해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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