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마약류 사범이 이달 2월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1% 안팎에 불과했던 10대 마악류 사범 비율도 4% 안팎까지 치솟았다. 10대에게 친숙한 텔레그램·오픈채팅방·코인 등이 마약류 거래에 점점 더 많이 쓰이면서 청소년들이 마약류에 접근하기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마약류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며 적발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법원도 청소년에게 마약류를 판매하는 사범에게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하기로 하는 등 양형 기준도 대폭 상향해 대응하고 있다.
2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단속에 걸린 10대 마약류 사범은 1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명보다 4배 넘게 늘어났다. 2020~2022년 2월 누적 기준 3개년 평균(74명)과 비교해도 68% 증가한 수치다. 15세 미만 중학생 이하 마약류 사범도 4명이나 나왔다.
지난해 10대 마약류 사범도 사상 최초로 1000명을 넘어선 1477명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58명에 불과했다. 올해도 이 속도라면 올해도 10대 마약류 사범 1000명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0대 마약류 사범은 전체 연령대 대비 5.3%를 기록하며 모든 세대 중에서도 비중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2019~2022년에는 10대 사범 비중은 2% 안팎이었는데 지난해 2배가량 비중이 올랐다.
청소년들은 코카인 등 전통적인 마약이 아닌 필로폰·엑스터시·졸피뎀과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을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돼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향정은 마약과 달리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오용하면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준다. 실제 지난해 청소년 향정 사범은 964명으로 청소년 대마, 마약 사범보다 각각 24배, 120배 많았다.
10대 마약류 사범 숫자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마약류 거래가 온라인·비대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익숙한 모바일을 통해 은밀하고 쉽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른바 ‘마약 딜러’를 통해 대면으로 거래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마약류를 실제 손에 넣기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아도 된다.
채윤석 대륙아주 변호사는 “텔레그램에서 마약류를 주문하고 코인으로 거래 대금을 결제하며 마약류를 던지기하면 수거하는 방식이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당국이 마약류 사범 검거에 갈수록 애를 먹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법원도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판매하는 사범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게 하고 검찰은 리니언시(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도)도 도입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마약류를 판매하거나 마약을 대량으로 제조·유통하는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웠다. 이 기준안은 올해 7월 1일 이후 공소 제기된 사건부터 적용된다. 마약류 사범 검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검찰 역시 내부자가 자발적 신고를 하거나 수사 협조를 하는 사범에게 형벌 감면을 하기로 결정했다.
채 변호사는 “검찰도 마약류 사범 수사 협조자에게 리니언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그만큼 마약류 사범을 잡기 어렵게 됐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