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가 최근 부산에 있는 소녀상에 ‘철거’라고 적힌 검정 비닐 봉지를 씌운 30대 남성을 고소했다.
김운성 작가는 지난 6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검정 봉지를 씌운 30대 남성 A씨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으로 동부경찰서에 전날 고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작가는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인격권이 부여된다"며 "소녀상을 훼손한 것은 작가의 인격권을 무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충분히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고소장을 낸 것을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 자랑한 것을 넘어 '챌린지'라며 범죄를 조장하고 있었다"며 "이제 장난을 넘어 범죄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에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과 언론 보도를 통해 이번 사건을 접한 뒤 자발적으로 고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경찰서를 찾았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경찰은 김 작가가 제출한 고소장을 토대로 A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 30분께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잇달아 ‘철거’라고 적힌 검정 봉지를 씌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위협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나 명확한 처벌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재물손괴는 소녀상의 효용을 해쳐야 하고, 모욕이나 명예훼손은 명예 감정을 지닌 사람을 상대로 저질러야 적용할 수 있는 범죄라 이를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김운성 작가가 직접 고소한 것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저작권법상 동상에 침을 뱉거나 소변을 보는 등 모욕적인 행위를 하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작권법은 친고죄인데 김 작가가 직접 고소장을 제출한 만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