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타를 데려올 때 가장 큰 걱정은 ‘컷 탈락’이다. 빡빡한 일정과 시차 적응에 컨디션이 100%일 리 없어 걱정은 꽤 높은 확률로 현실이 된다. 나흘 중 이틀만 경기하고 떨어져버리면 그보다 더한 낭패가 없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간판 선수인 임성재(26)는 지난해 컷 통과를 넘어 마지막 날 5타 열세를 뒤집는 역전 우승 쇼를 펼쳤다. 올해는 대회 2연패까지 해낼 기세다. 자신의 서브 스폰서인 우리금융그룹이 주최하는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에서다.
임성재는 26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계속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나 줄였다. 첫날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28위였는데 이틀 합계 7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됐다. 핀 위치가 어려워졌는데 성적은 오히려 쑥 올랐다. 장동규·정세윤·임예택과 같다.
첫 이틀 동안 이미 많은 관중을 모은 임성재는 컷 통과는 물론 우승의 희망까지 부풀리면서 주말 구름 갤러리 유치를 예약했다. 우승하면 생애 첫 2연패다. PGA 투어 2승, KPGA 투어 2승의 임성재는 아직 타이틀 방어 경험은 없다.
미국 대회를 마치고 곧장 날아온 뒤 대회에 참가하고 있어 시차 적응을 할 틈이 없었던 임성재는 전날 오전 4시에 깨는 등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첫날 일정을 끝내고 푹 잤다는 그는 3~8m 버디 퍼트를 쏙쏙 넣었다. 9번 홀(파5) 3m 거리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한 바람에 단독 선두로 주말 라운드에 임하지 못하는 것은 약간의 아쉬움이다.
임성재는 “시차에 적응하고 있고 컨디션도 점차 회복하고 있다. 서서히 샷 감도 돌아오고 있다”는 말로 대회장 방문을 고민 중인 팬들에게 어필했다. 관중이 너무 많아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PGA 투어에서 많은 갤러리 속에 여러 번 경기를 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소음이 발생할 여지도 있지만 감수할 수 있다”고 여유롭게 넘겼다.
6언더파 5위 그룹에 강자들이 몰렸다. 통산 8승의 최진호, 통산 2승씩을 올린 박은신·이정환·이동민 등이다. 2006년생 아마추어 국가상비군 문동현은 이날 이븐파를 적어 4언더파로 반환점을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