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에서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 의회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3주째 농성을 이어가던 활동가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26일(현지시간)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낮 12시20분께 베를린 연방의회 앞 광장에 경찰관 150명을 투입해 텐트 20동을 철거하고 활동가 20여명 가운데 8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농성장 철거에 항의하며 연좌 시위를 벌이던 이들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려 해산시켰다.
이들은 이달 8일부터 농성장을 설치하고 독일 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여왔다.
경찰은 농성장이 설치된 이후 증오 선동과 위헌 상징물 사용, 경찰관 폭행·모욕 등 모두 24건의 범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온라인에서 무기를 들고 '순교'를 찬양하며 테러 행위를 선동하는가 하면 유대인 증오를 부추기는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을 유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 21일에는 농성장에서 연설하며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은 자유를 얻을 것이다"라고 반복해 외친 29세 남성이 체포됐다.
이 구호는 요르단강 서안과 지중해 연안의 가자지구로 나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표현으로 1960년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시절부터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내무부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 구호가 반유대주의 표현이라며 사용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