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및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자존심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다. 각 기업은 대규모 인력과 자금 투자를 통해 AI 전담 조직을 꾸리고 선행 기술 개발과 킬러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기업간거래(B2B)를 통해 외부 매출을 늘려 내부 거래 비중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전담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이들 IT 서비스 기업이 관련 조직을 대거 꾸리는 등 AI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대외사업 확대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계열사의 IT 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탓에 매출 대부분이 내부 거래에서 나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기업들의 내부 거래 비중은 적게는 60%, 최대 90%에 달한다. 이에 따라 AI 사업 강화가 외부 매출을 확대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산업군에서 AI 기술과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LG CNS는 올해 초 200여 명 이상으로 구성된 AI센터를 꾸렸다. AI센터는 생성형 AI 사업단을 비롯 AI사업담당, 언어·비전·데이터·AI엔지니어링 등 3대 AI 연구 및 사업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 IT기업과 SK텔레콤, 이마트 등에서 AI 연구를 수행한 진요한 상무가 이끌고 있다. 사내 지식 기반 답변 서비스와 시각 콘텐츠 생성, 업무 지원 및 자동화, 미래형 콘택트센터, 생성형 BI(Business Intelligence), AI코딩 등 6대 생성형 AI 오퍼링 포트폴리오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삼성SDS는 주요 AI 연구 및 개발조직으로 엑스테라랩(XTerra Lab)과 AI연구팀을 두고 있으며 인력 규모는 200여 명에 달한다. 엑스테라랩은 AI를 포함해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분산컴퓨팅 기술 등의 분야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엑스테라랩의 경우 지난해 말 삼성SDS의 첫 30대 임원인 권영대 상무를 책임자로 발탁해 큰 화제가 됐다. 또 AI연구팀에서는 클라우드 AI서비스 핵심 엔진 기술과 솔루션 관련 AI 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AI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엔젤리스캠퍼스(UCLA) 컴퓨터 비전연구 박사를 취득한 이태희 상무가 이끌고 있다.
SK C&C도 지난해 하반기 약 160명 규모의 AI 조직인 G.AI부문을 신설했다. 이전에도 AI 기술·서비스 연구와 개발을 담당했던 조직을 확대·재편한 것으로, SK C&C 공채 출신인 차지원 그룹장이 이끌고 있다. 차 그룹장은 2006년 IT개발자로 입사한 후 AI·데이터플랫폼그룹장, AI·데이터테크그룹장을 거쳤다.
포스코DX(022100)는 AI기술센터를 올해 초 신설했으며 윤일용 상무를 필두로 AI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윤 상무는 현대자동차 출신이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제조업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제철소 등 그룹사 사업에 적용한 이후 대외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롯데와 코오롱의 IT 서비스 업체들도 AI 기술 개발과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초 AI테크부문을 새롭게 꾸렸다. 코오롱베니트도 같은 시기 기존 AI 서비스 개발을 담당했던 신사업추진실을 확대·개편해 AI 기술연구와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R&BD본부를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