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개발자 채용시장에서 ‘네카라쿠배’와 나란히 선호도 10위권에 자리잡았습니다. 플랫폼 기업들이 약진하면서 한동안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AI 컴퍼니’를 선언하고 차별화한 산학 연계 프로그램이 개발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바이럴’ 전략이 잘 통한 것 같아요.”
정영배(사진) SK텔레콤 탤런트디벨롭먼트(인재개발) 담당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과거 SK텔레콤은 국내 1위 통신사로서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었다"면서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첨단 기술이 부상하고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개발자 채용시장에서 브랜드 순위가 떨어지는 위기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실제 2017년 ‘대학내일’의 관련 조사에서 SK텔레콤은 선호도 13위에 머물렀다. 회사 입장에서는 AI 기업 전환이 절실하지만 정작 이를 실현해줄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듬해 10위권인 8위로 반등했고 2022년 잡플래닛 조사에서는 2위까지 올랐다.
정 담당은 딜레마 극복 비결의 하나로 2017년 도입한 ‘AI 펠로우십’을 꼽았다. 대학생들이 실제 SK텔레콤의 AI 개발 실무를 체험하고 채용으로도 연계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이다. 경쟁사들보다 AI 펠로우십이 늦은 대신 파격적 조건으로 이목을 끌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담당은 “경쟁사들의 비슷한 프로그램 중 중 최대 규모인 1000만 원을 지원하고 경쟁사들과 달리 100% 현업에서 수행하는 연구 과제와 활용 데이터를 대학생들에게 제공한다”며 “대학생들은 단순 경쟁을 넘어 실제 AI 기술과 서비스 출시, 학회 논문발표 등 구체적 성과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SK텔레콤이 출시한 독립운동가 영상 복원 기술이 대학생들의 손을 거쳤다.
정 담당은 "펠로우십 규모는 지난해까지 6년 간 128명으로 크지 않지만 매년 두자릿수 지원 경쟁률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모집 홈페이지 방문자만 2만 명에 달했다”며 “개발자 사회는 같은 대학 랩실의 동료와 선후배들이 현업에서도 서로 이끌고 정보를 공유하는 랩실 문화에 기반하는데 이러한 커뮤니티 안에서 SK텔레콤이 ‘AI를 하는 기업’으로 잘 각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현재 모집 중인 펠로우십 과제의 60% 이상을 생성형 AI 분야에서 선정했다. 최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AI 관련 투자 비중을 현재 12%에서 5년 내 33%로 확대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맞춰 AI 인재 수급과 교육 관련 비용 역시 늘릴 방침이다. 정 담당은 "학생들의 ‘고객 관점’을 기술에 반영할 수 있고 펠로우십 출신들이 일종의 ‘동문’으로서 현업에서 협력할 기반을 만드는 시너지가 기대돼 운영 규모를 점차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