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통화가치 하락 막자"…亞 신흥국 적극 개입

최대 수출국 中 경기침체 직격탄

필리핀·베트남 등 통화 약세 지속

印·印尼 등 중앙銀 환율방어 나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강달러’가 고착화하며 중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달러 대비 통화 약세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2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필리핀 페소 환율은 26일 기준 1달러당 57.70페소로 2022년 11월 수준으로 높아졌다.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페소화 가치가 그만큼 약세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도 1만 6205루피아로 나타났다. 인도 루피(83.3779), 태국 밧(37.0)도 치솟으며 가치가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아시아 신흥국들의 달러 대비 통화 가치는 1년 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일본 엔(-9.12%), 태국 밧(-7.56%), 한국 원(-6.30%), 인도네시아 루피아(-5.32%), 말레이시아 링깃(-3.74%) 등 크게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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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약세는 급격한 달러 강세 때문이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미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말 100대로 낮아졌다가 최근 105~106대로 올라섰다. 이는 미국의 견조한 경기 성장세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데다 중동 정세 악화 등이 겹치며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아시아 국가들의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SMBC닛코증권의 히라야마 고타 수석 신흥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아시아 전반에서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아시아 통화의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 전망도 신흥국 통화 약세를 가져온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5.2%를 기록했던 국내총생산(GDP)의 올해 목표를 지난해 수준으로 잡았지만 달성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이는 인도네시아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쌀 등 식품 물가가 이미 많이 올랐는데 최근 루피아화 약세로 수입품의 물가가 더 오르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

통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달러 표시 채무를 안는 신흥국의 변제 부담을 키운다. 경기 악화가 통화 약세를 부르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환율 개입을 단행하는 중앙은행도 나오고 있다. 인도·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에서는 통화 당국의 환율 개입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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