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은 협상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이전과 달리 신중한 태도로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협상단은 29일(현지 시간) 중재국인 이집트를 방문해 이스라엘이 제시한 ‘단계적 휴전 협상안’을 검토한 후 서면 답변을 만들어 되돌아오기로 했다. 협상안은 △몇 주간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33명 석방과 전쟁 중지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남은 인질들을 교환한 후 ‘지속 가능한 평화 회복’ 모색 등 두 단계에 걸친 휴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CNN은 “수개월간 교착 상태 끝에 이뤄질 합의는 (성사된다면) 종전을 위한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를 비롯한 수뇌부는 향후 24일 내로 답변 작성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마스 내부에서는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 쪽에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나지 않는 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며 “협상안을 검토한 결과 큰 문제는 없으면 답변은 며칠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안 1단계에 명시된 전쟁 중지 기간은 석방되는 인질의 수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은 하마스 측에 하루빨리 이스라엘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회의에서 “하마스가 받아든 제안은 이스라엘로서는 이례적으로 관대한 것”이라며 “그들은 가능한 한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WEF에 함께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역시 협상안이 “관대하다”고 평가하며 “솔직히 국제사회의 모든 압박과 시선이 하마스가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