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주요 공략지로 떠올랐다. 게임 등 ICT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데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어서 타 지역에 비해 이용자 확보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1일 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만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 카카오게임즈의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를 비롯해 하이브IM ‘별이 되어라2’,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등이 대만에서 출시됐다. 이 중 ‘롬’과 ‘별이 되어라2’는 론칭 직후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1위에 오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대만에서 국내 게임이 성공 궤도에 오르면서 앞으로도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 ‘아키에이지워’를 대만에 서비스할 예정이고, 한빛소프트도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대만에 맞춰 현지화한 후 연내 새로운 게임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게임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원스토어도 올해 6월 이후 대만 서비스를 시작한다. 대만 최대 퍼블리셔 해피툭과 제휴를 맺은 원스토어의 현지 앱 이름은 ‘콰이러완 스토어’로 정해졌다. 원스토어는 특히 ‘글로벌 사업통’으로 불리는 전동진 대표가 직접 대만 현지 게임사들을 만나 영업에 나서는 등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코딩 교육 기업도 대만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성인 교육 스타트업인 데이원컴퍼니는 연내 대만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가시화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ICT 기업들이 대만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을 꼽는다. ‘2023 게임백서’에 따르면 대만으로의 수출 비중은 12.0%(2022년 기준)로 전년 대비 5.6%포인트 증가했다. 대만의 인구 규모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게임 시장 규모도 10위에 속한다.
특히 대만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게임 유저로 집계될 만큼 이용층이 두터운 데다 연령대가 어려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은 한국이 가장 잘 하는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여전히 인기”라며 “유저당 매출액(ARPPU)이 높은 데다 두터운 게임 이용층을 갖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해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과 시차가 적어 운영이 편한 데다 중국·일본으로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ICT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가 심해지며 대만으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