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만 원은 저에게 기적과도 같습니다. 주거비 부담에서 해방되니 학업과 취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 내에서 최초 ‘월세 1만 원’을 도입한 동작구 ‘양녕청년주택(상도동 275)’에서 지난달 30일 개소식이 열렸다.
4월 24일 입주가 시작된 양녕청년주택은 공영주차장 부지에 복합시설을 신축한 구 운영 공공임대주택이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총 36가구(가구별 공급 면적 35㎡)가 거주할 수 있다.
개소식 당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둘러본 호실 내부는 넓은 공간과 함께 냉장고, 드럼세탁기, 에어컨, 일체형 가구장 등 ‘풀옵션’을 갖추고 있었다. 층마다 간단한 공동 공간이 마련돼 있어 다른 입주자들과 대화나 식사 등도 할 수 있다. 2층에는 △‘청년 협의체’ 간담회 △취·창업 교육 △힐링 프로그램 등 자립을 돕는 특화 공간도 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월세가 얼마인지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 경쟁률이 7대1이었다”면서 “월세가 공개됐다면 경쟁이 더 치열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녕청년주택의 월세(1만 원)는 기존 공공임대주택 월세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내 저소득 청년과 청년 신혼부부에게 주거비 부담을 대폭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구는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인 19~39세 무주택 청년으로 입주 자격을 제한했다. 입주자로 선정된 이들에게는 2년간 우선 거주하되 재계약을 통해 최대 30년까지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취재진과 만난 입주자 A(25) 씨는 주거비 부담을 덜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제약 회사 입사를 꿈꾸는 그는 “전부터 다른 청년주택에 많이 지원해왔는데 혹시나 하고 신청한 결과가 당첨이어서 좋았다”면서 “다른 청년주택들처럼 월세가 10만 원대이기만 해도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월 1만 원이라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주거비로 나가는 돈이 정말 컸는데 그 부분을 절약하게 되니 학업에 집중하고 취미를 가질 여유도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웃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개소식에서 “저성장 시대를 살고 있는 작금의 청년들은 주거는 물론 결혼·출산 등 모든 문제가 막막하다”면서 “청년층의 지속 가능한 미래에 기여하기 위해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의 첫 수익금을 청년들에게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