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13.8% 늘면서 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3월 전 산업 생산이 부진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가 증가세를 이끌면서 2분기 첫 수출 지표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2억 6000만 달러(약 78조 800억 원)로 집계됐다. 일평균 수출(24억 5000만 달러)도 11.3% 늘었다.
핵심 동력은 반도체와 자동차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99억 60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56.1% 불어났다. 4월 반도체 수출액 역대 두 번째다. 자동차 수출은 67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기자동차 판매 둔화 여파로 2~3월 수출이 감소했지만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도체·자동차 수출만 호조세는 아니다. 지난달 석유제품(19%)과 석유화학(12.3%), 가전(9.4%), 선박(5.6%) 등 국내 주력 수출 품목 15개 중 13개가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입은 원유(17.8%)와 가스(21.9%) 등 에너지 도입이 늘면서 547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5억 3000만 달러 흑자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미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4월 대미 수출은 1년 전보다 24.3% 늘어난 11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2월 실적(113억 달러)을 4개월 만에 갈아 치운 것이다. 대중 수출은 105억 달러로 9.9%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대중 수출을 웃돌았다.
다만 대미 무역흑자가 미국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한국 수출이 최대 241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유가와 엔저도 변수다. 지난달 수입이 5.4% 뛰며 2023년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에너지 수입액이 14.6% 늘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일 수출 경합도가 지속 감소한 만큼 엔저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가는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빼면 중국과의 경쟁 등으로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출 경쟁력이 높은 품목을 새로 발굴·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