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천하람 “‘키보드 배틀’ 방치는 정치인 직무유기…성역없는 토론 이끌 것”

■[22대 국회, 청년이 뛴다]-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

비례대표 2번으로 300인 중 문 닫고 국회 입성

“위성정당 피해자 될뻔…22대 국회서 방지법 추진”

“젊다고 다 개혁적인가…할 말은 하는 자세 중요”

“조국, 영향력 떨어지고 김경수로 친문 결집” 예상

“지지율 10% 목표…지방 선거서 성과낼 것” 다짐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00일 국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00일 국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논란이 될 만한 주제에 대해 국민들끼리 ‘키보드 배틀(인터넷상 논쟁)’만 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직무유기입니다. 기성 정치인들은 꺼낼 수 없는 의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성역을 두지 않고 토론하도록 이끄는 것이 청년 정치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청년 정치인으로서 소명을 이같이 밝혔다. 4·10 총선에서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배정된 천 당선인은 개표 완료를 0.03% 남겨둔 다음날 오전에야 당선을 확정지었다. ‘화제의 당선인’으로 떠오른 만큼 그는 거침없는 발언과 비판으로 벌써부터 다양한 ‘이슈 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성인 페스티벌을 금지한 지역자치단체의 결정을 ‘자의적 행정’이라고 비판한 천 당선인은 “찬반 논란이 있더라도 민감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기성 정치인들은 각자의 텃밭에서 최대한 표를 깎아먹지 않는 안정적인 방향을 택하지만 우리는 선진국형 정치를 해야한다” 며 “갈등이 있으면 있는 대로 적극적으로 토론을 장려하는 정치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00일 국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00일 국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다음은 천 당선인과 일문일답.

△22대 국회에 ‘문 닫고’ 입성했다. 소감은 어떤가.

=죽다 살아난 기분이다. 위성정당의 피해자가 될 뻔 했는데 국민들께서 피해자로 만드시지 않고 아주 아슬아슬한 차이로 당선자로 만들어주셨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거대 양당의 꼼수는 의석 도둑질이다. 당선돼서 다행이란 생각과 함께 만약 떨어졌다면 정말 분노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위성정당 방지를 위해 22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꼼수를 쓰지 못할 수준의 강력한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고 싶다. 이전에도 여러 의원들이 발의했는데 나중에 위성정당이 기존 정당에 합당할 때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인력 꿔주기’를 방지한다든가 모든 정당에서 지역구 출마를 강제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가 있다. 이런 조항들을 잘 분석해 집대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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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출마 선언을 했다가 비례대표 후보로 전환하며 ‘쉽게 의원직을 달려고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실제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욕심에 소신을 저버린 부분이 있어 변명하고 싶지 않다. 김종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당의 구심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원내로 와야 한다고 제안해주셔서 수긍했다. 지역을 위해서도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순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청년 정치인들이 기성 정치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많다.

=젊은 감각과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나이만 젊어서 무슨 소용인가. 예를 들면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개혁적인지 잘 모르겠다. 청년 정치인이 중요한 것은 과거의 영광보다는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가령 국민연금 같은 이슈에서는 젊은 세대의 위기 의식이 더 높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변화에 민감하고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준석·천하람의 길을 가야 의미가 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분노해 ‘젊은보수’를 창립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공교롭게도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켰는데.

=조국 대표가 원망스럽다기보단 그를 심폐소생시켜 준 윤석열 대통령이 원망스럽다.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국민들이 ‘매운맛 민주당’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혁신당에 많은 표를 줬는데, 향후 그 존재감은 희미해질 것이라고 본다.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도 앞두고 있어 대권 주자로서도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복권시켜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결집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다고 생각한다.

△22대 국회에서 젊은 의원들 모임을 구성할 계획이 있나.

=이준석 대표가 1980년대생 젊은 의원 모임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정당을 초월해 용기 있게 정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김재섭·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과 이소영 민주당 의원 등 다 유능한 분들이기 때문에 정치 개혁 이슈에 있어 초당적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강하게 추진하고 싶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과는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개혁신당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총선 직전에 개혁신당은 ‘멸종위기종 소신파’가 모인 정당이라고 말했다. 진영논리의 늪에 빠지지 않는, 헛소리 하지 않는 정당이 되겠다. 당장 지지율 10%를 넘기는 것이 목표이며 차근차근 당의 인지도를 쌓아 다음 지방선거에선 괄목할 만 한 성과를 낼 것이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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