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의 불출마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8일 방송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당내 일부 22대 총선 당선인과 의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권유해놓고 인터뷰·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출마를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인사를 두고 진행자가 “혹시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저의 말에서, 답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이라며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배 의원은 이날 SNS에 해당 내용을 담은 뉴스를 거론하면서 “이 의원에게 제가 전화로는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페이스북에 딴소리했다는? 사실이 아니지요. 절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단언컨대 저는 이철규 전 사무총장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외려 지난해 서울 강서 선거 패배 뒤부터 지도부 답게 함께 책임지고 자중하자고 거듭 권유해왔다”고 했다.
배 의원은 이 의원과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해당 통화를 녹음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원래 통화 녹음 기능을 쓰지 않는다는 그는 “지난 시간, 이철규 의원에게 여러차례 오늘과 같은 앞 뒤 다른 상황을 겪고 진저리를 친 저는 지난 4월 26일, 오후 이철규 의원에게서 ‘원내대표 출마 상의’ 전화가 왔을 때 통화 중간부터 본능적으로 녹음 버튼을 눌렀다”고 적었다. 이어 ”당시 통화에서 출마하지 마시라고 단호하게 답하자 (이 의원은) 우리가 (친윤)이 넘겨주면 안된다느니하며 횡설수설 말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배 의원은 SNS에 당시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도 올렸다. 이에 대해 “통화를 한 시점은 4월 26일 오후 5시쯤이고 다음 날인 27일 언론에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비친 이 의원의 단독 인터뷰 기사가 났다”며 “제가 보다보다 못해 ‘불가피하게’라고 밝히고 페북에 ‘불출마 촉구’ 글을 올린 건 4월 30일”이라고 했다.
배 의원이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아래와 같은 대화가 담겼다.
이철규: 나는 (원내대표를)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싫다. 그 대신에 누군가가 해야 되면 총대를 메라고 하면 하지만…
배현진: 저는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 그래?
배: 네, 다치세요.
이: 그래 맞아. 그럼 저기, 내가 안 하는 걸로…
배: 왜냐하면 이번에 저희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아직도 국민들이 쏟아붓고 싶잖아요. 다 해소가 안 된 상태고, 해답이 뭐가 없는 상태인데, 그 모든 비난과 화살을 혼자 받으실 거예요.
배 의원은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 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면서 “좀, 선배의원 답게. 어렵습니까”라고 글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