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이가 사라진 세계…"출산율 현상 유지 불가 수준"

"지난해 세계 출산율 2.1명 추정"

인구 유지 필요한 수준 첫 하회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6명까지 떨어지며 한국인이 ‘멸종위기종(?)’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그러나 저출산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전 세계 출산율이 2.1명대로 떨어져 처음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구촌 출산율은 지난해 2.1명으로 대체 출산율(2.2명)을 사상 처음으로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 출산율이란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을 의미한다. 이같은 결과는 세계 인구가 이미 정점이 이르렀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WSJ는 “지구촌이 경악스러운 인구통계학적 이정표를 맞이했다”며 “출산율은 소득, 교육, 노동 참여 수준과 관계 없이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통계를 산출한 헤수스 페르난데스 빌라베르데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역시 “인구통계학적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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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출산율이 대체 출산율 아래로 떨어진 고소득 국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격차가 더욱 커졌다. 신흥국도 최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국으로 부상한 인도 역시 출산율이 대체 출산율 밑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출생아가 900만 명으로 유엔의 예상치를 16% 밑돌았고, 미국 출생아(359명) 역시 예상치 대비 4% 적었다.이집트와 케냐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7%, 18% 줄어들었다. WSJ는 한국에 대해서도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은 한때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인구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시기는 계속해서 앞당겨지고 있다. 유엔은 2017년 당시 76억 명이던 세계 인구가 2100년 112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2022년 2080년에 104억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다. 그러나 워싱턴대의 건강측정평가연구소는 세계 인구가 2061년 95억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구 통계학자들은 세계가 ‘제2의 인구통계학적 전환’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 인구통계학적 전환은 18세기 산업화로부터 진행됐으며 길어진 수명, 아동 사망률 감소, 여성의 사회 진출 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반면 두 번째 인구통계학적 전환은 결혼과 부모 역할이 덜 강조되고, 자녀를 더 적게 낳거나 낳지 않는 등 개인주의가 부상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흐름은 실업률, 주거·보육 등 생계비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해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메릴랜드대의 키어니 저자는 “이러한 변화는 측정하거나 정량화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사회 변화를 반영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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