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김건희 여사 방탄용’이라는 야권이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당 내 중량급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이라면 범법 여부가 수사 중이고 불명한데 제 자리 유지하겠다고 자기 여자를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냐”며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수사지휘 책임자들을 대거 교체한 것을 놓고 야당의 비판이 잇따르자 윤석열 대통령을 두둔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 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느냐”며 “역지사지(易地思之)해보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장인의 좌익 경력이 문제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한번 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누구는 대통령 전용기까지 내줘 가며 나 홀로 인도 타지마할 관광까지 시켜주면서 수십억 국고를 낭비해도 멀쩡하게 잘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지금 수사를 덮는다고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디올백, 주가조작, 채상병 수사외압 등 일련의 권력형 의혹 사건들에 대해 우리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우리 헌법 11조 1항”이라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은 이 ‘12자의 약속’이 지켜지는 세상을 원한다. 그것이 정의고 공정이라고 믿는다”며 “대통령도, 대통령의 부인도 ‘법 앞에 평등한 모든 국민’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라 해서 대통령의 부인이라 해서 법 앞의 평등 원칙이 비껴간다면 그것은 국가권력의 사유화”라며 “사실 지난 2년간 검찰은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디올백도, 주가조작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뒤늦게 검찰총장이 수사팀을 꾸리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지 며칠 만에 수사팀이 교체됐다”며 “문재인 정권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대로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은 없습니다’”고 했다.
또 “검찰총장은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국민들은 ‘인사가 만사, 인사가 수사’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총장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 이 둘이 같은 사람 맞냐”고 반문했다.
한편 법무부는 전날 고검장·검사장급검사의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장과 1~4차장이 모두 교체됐다. 이를 두고 야당은 “김건희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