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에 대비" 美日 재생에너지 전환 앞당겨

美송전회사가 20년 전력계획 수립

태양광 공급안 등 구체화 못박아

日은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재검토

지원규모 20조엔서 더 늘어날수도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전력 및 송전 사업자가 원거리 전력망 구축과 비용 부담 계획을 제안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을 마련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각 주에 공급하기 위한 원거리 송전선 건설 및 개선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실행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력수요에 지장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 추진 전략’을 다시 손보기로 했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고의 에너지 규제 기관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이날 미국 전역의 전력망 및 송전 사업자가 20년 후의 전력 공급 설비와 비용 등을 계획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 제정을 표결에 부쳐 2대1로 통과시켰다. 민간 사업자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는 이번 결정은 13년 만에 가장 큰 변화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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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규칙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20년 후 전력 생산 방식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 전력 공급 계획을 세우게 된다. 화석에너지뿐 아니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주된 공급원이 될 경우를 대비해 송전선 건설 등에 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라는 취지다. 고압 전력선 및 송전선 건설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주(州)와 회사 간의 비용 분담 방법 등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며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효율성 및 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사업자의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생각되면 주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이번 규칙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수백 마일에 걸친 새로운 송전 프로젝트가 필수적이지만 미국의 송전 증설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에너지부(DOE)는 2035년까지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려면 송전량이 두 배 이상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AI 수요 급증에 따른 데이터센터 설립 등 향후 전력수요가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21년 텍사스 한파와 같은 기상이변에 따른 비상 대응을 위해서도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26년까지 미국 AI 산업의 전력소비량이 2023년 대비 최소 10배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규칙 제정을 추진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새로운 규칙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함께 미국 가정에 더 낮은 비용을, 지역사회에 더 깨끗한 공기를, 미래 세대에 더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 정부가 앞으로 급증할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AI 시대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대량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태양광·풍력발전소 등이 모여 있는 지역과 데이터센터 등이 건설된 산업 거점을 전략적으로 집적시키는 ‘GX 산업 입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닛케이 측은 “탈탄소 전원 확충과 산업 집적화를 추진하면서 당초 내걸었던 10년간 20조 엔의 정부 지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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