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건자재 유통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 대리점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과거와 다르게 온라인을 통해 욕실 타일, 벽지 등을 직접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각종 인테리어 비용 등이 치솟으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고 자신의 디자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15일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4월 인테리어 자재 발주 현장수는 10배 늘었다. 2024년 월평균 거래액 성장세는 약 30% 수준이다. 창호, 폴딩도어, 욕실·타일, 바닥재(마루·장판), 목재, 중문·도어·문틀, 시스템에어컨, 필름, 도어락·인터폰, 수입타일, 벽지 등이 주 거래 제품군이다.
건자재는 전체 인테리어 시장 규모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격 투명성과 품질 표준화 등이 확보되지 않아 소비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시공 업체의 규모나 사전 계약을 맺은 자재 업체에 따라 품질이나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재를 직접 구입하면 이러한 단점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품질이 보장된 자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660여 개가 넘는 중소 시공업체가 자사의 인테리어 자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도 자재 선택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투명한 가격을 기반으로 더 저렴한 견적에 시공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비용이 최근 들어 치솟고 있는 점도 온라인 구매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3~4년 전만 해도 3.3㎡당 100만원 이내 수준이었던 시공비는 자재 값과 인건비 폭등으로 현재 150만~2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한 시공업체 대표는 “온라인이 상대적으로 단가가 저렴하고, 시공 자재 사용량 등도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어 계약을 망설이던 고객들이 믿고 따르는 분위기가 생겼다”면서 “자재 공급사, 중소 시공업체 사장, 최종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인테리어 업체들도 상품 라인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자재 브랜드 파츠(PARTS)를 출시한 아파트멘터리가 대표적이다. 본업인 리모델링 서비스와는 별개로 셀프 리모델링이나 소규모의 시공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바닥재, 타일, 벽지(천연벽지), 다운라이트(스텐다드LED 등), 중문 등을 직접 개발했다. 김준영 아파트멘터리 대표는 “올 1분기 기준 내부 판매를 제외한 외부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했다”면서 “소비자들이 시공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재 선택 과정에 폭넓게 참여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샘, 현대L&C 등도 온라인 유통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L&C는 인테리어 필름 '보닥'을 판매하고 있다. 보닥 인테리어 필름은 뒷면에 특수 점착 처리가 된 표면 마감재로, 전문 도구 없이 벽이나 몰딩·문·가구 등 어디에든 손쉽게 부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대 L&C 관계자는 “인테리어 업체는 물론 일반 소비자의 DIY((Do It Yourself) 제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온라인 기준으로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0% 이상 늘어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