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단독] 서울 역세권 재개발마저…공매로 내몰린 중화3구역

브리지론 EOD에…대주단 새마을금고 공매로 넘겨

신축된 중화119안전센터 부지도 포함돼

토지 등 소유자 가처분신청 제기

브리지론 EOD(기한이익상실)로 인해 공매에 나온 중화3재정비촉진구역. 이주와 철거가 끝나 부지에 가림막이 처져 있지만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김연하기자브리지론 EOD(기한이익상실)로 인해 공매에 나온 중화3재정비촉진구역. 이주와 철거가 끝나 부지에 가림막이 처져 있지만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김연하기자




신축 아파트 및 오피스텔로의 탈바꿈을 꿈꾸던 서울 중랑구 중화동 중화3재정비촉진구역이 공매에 넘겨졌다.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이 해지된 상태에서 대주단인 새마을금고로부터 받은 브리지론에 기한이익상실(EOD)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금리와 급등한 공사비로 인해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공매 대상에 신축된 소방서가 들어선 부지까지 포함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서울 역세권 부지의 재개발 사업 부지까지 공매로 내몰리면서, 수도권과 지방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이날 ‘서울 중랑구 중화동 303-5 외 34필지’에 대한 공매를 개시했다.



이번 공매 대상은 중화3재정비촉진구역이다. 2006년 지정된 중화재정비촉진지구에서는 주택정비형재개발사업과 도시정비형재개발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1·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서의 사업은 주민 반대 등으로 인해 사실상 중단됐고 지난해 구역해제됐다. 중화1구역은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내년 11월 ‘리버센SK뷰롯데캐슬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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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3구역이다. 토지 등 소유자 방식으로 추진되는 3구역은 라온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아파트 2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을 신축할 계획이었으나, 540억 원에 달하는 브리지론 만기 연장과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현장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당시 평당 540만 원대로 책정했던 공사비는 물론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시공사에서 철거비 등 일부만 돌려받고 사실상 시공권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토지 등 소유자들과 계약이 해지됐다”며 “올 2월 만기였던 브리지론이 이달 중순까지로 한 차례 연장됐지만 결국 추가 연장과 본 PF 전환에 실패하면서 공매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장 관계자는 “새로운 시공사를 구해 대주단에 브리지론 만기 연장과 본PF 전환을 제안했지만 대주단에서 해당 시공사의 책임준공확약을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토지 등 소유자들은 공매 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공매 막기에 나섰다. 현재 공매는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7회차까지 예정돼 있는데, 이때까지 유찰될 경우 7회차 공매조건 이상으로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1회차 공매개시가액은 1136억 4800만 원이지만, 7회차까지 갈 경우 최저입찰가는 603억 9740만 원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브리지론 원금이 540억 원인 만큼, 만약 7회차 최저입찰가에 낙찰될 경우 토지 등 소유자들이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사실상 없을 가능성도 있다.

중랑소방서 중화119안전센터 전경. 김연하기자중랑소방서 중화119안전센터 전경. 김연하기자


시장에서는 낙찰이 쉽지 않는 만큼 사업이 당분간 정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와 철거 등까지 진행되며 그간 투입된 사업비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공매 대상에 지난해 신축한 중랑소방서 중화119안전센터 부지까지 포함돼 사업성이 낮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새로운 매수인에게 현 소방서 부지에 대한 권리가 돌아가는 만큼 명도 등을 할 수 있지만, 이미 소방파출소로 재정비촉진계획 결정 및 고시가 이뤄진 데다 소방서가 개관해 운영되고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명도 가능성은 낮다. 중화119안전센터는 중화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기부채납 방식으로 이전 및 신축됐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브리지론 만기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 현장이 많은 상황에서 최근 정부도 부동산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PF업계 관계자는 “서울 역세권 부지의 재개발 사업장까지 본PF 전환에 실패한 것은 현재 업계가 처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분양가를 올려야 사업성이 나오지만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미분양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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