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1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캄보디아 내 한국 기업만을 위한 ‘특별경제구역’(SEZ·Special Economic Zones) 설치 계획을 제안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특별경제구역과 관련해 “한국의 자동차, 전자 관련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하고 마음껏 캄보디아에서 기업 활동을 하도록 계획을 세워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아직 초기 아이디어 단계”라며 “무조건 우리가 모든 걸 준비하고 마련하는 계획보다는 현지에 가 있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있으면 정확하게 파악해 특구에 반영하고, 캄보디아가 투입하고 거들어야 될 자산·노력이 뭐가 있는 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캄보디아 정례 협의체도 신설된다. 김 차장은 “이 협의체를 통해 특별경제구역을 어떻게 세울지 논의할 것”이라며 “현지에 나간 우리 기업의 진출 여건을 개선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 해결하는 창구 역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인프라 협력 분야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공여기간을 연장하고 규모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기간은 기존 2022~2026년에서 2022~2030년으로 늘어나고, 금액은 1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확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EDCF는 차관 형식이라 당장 돈이 들어가지만 길게 볼 때는 우리 기업의 투자 효과가 다시 전해지는 일종의 중장기적 투자”라고 말했다. 규모 확대 배경에 대해선 “고부가가치 협력 분야인 디지털, 녹색기술 그리고 미래 청년 인력개발 프로그램 등을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깊이 있게 투자하고 협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훈 마넷 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강력한 지지 입장도 표명했다. 김 차장은 “그동안 캄보디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성실하게 이행해왔다”며 “최근에는 캄보디아에 머물던 수백 명의 북한의 노동자를 결의안에 따라서 북한으로 돌려보냈고, 또 작년까지 캄보디아에 있던 북한 식당 전체를 폐쇄 시켰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1997년 재수교 이후 27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정립에 대해 합의했다. 김 차장은 “2022년 12월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됐고,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작년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대치를 계속 경신해 나가고 있다”며 “동남아의 신흥 주요 협력 파트너로, (캄보디아와) 여러 가지 경제안보 협력 아젠다를 발굴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