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수도 키이우의 한 바에서 깜짝 '기타 공연'을 펼친 것을 두고 전쟁 중인 나라를 찾은 우방국 외교 수장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수준급 아마추어 기타 연주자로 잘 알려진 블링컨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공식 일정을 마친 후 한 라이브 바를 찾아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청바지에 검은 셔츠 차림의 블링컨 장관은 현지 밴드와 함께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직전에 나온 곡 '록킹 인 더 프리 월드'를 연주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 외신은 해당 공연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며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는 호응도 있었지만 전선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속 부적절한 일이었다는 비판도 함께 나왔다.
한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NGO)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르키우는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사람들이 집을 떠나고 있다"며 "그런데 미국 최고위급 관리는 키이우 바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날을 세웠다.
블링컨 장관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키이우에 거주하는 직장인 폴리나(26)씨는 "러시아가 바라는 건 우리의 삶과 즐거움을 멈추는 것"이라며 "전쟁은 모든 곳에 있지만 그렇다고 바에도 못 간다는 뜻은 아니다. 블링컨 장관이 키이우에 와준 게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무대는 우크라이나의 정신에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엑스에 블링컨 장관의 무대 영상을 올리고 "블링컨 장관은 오늘 우크라이나의 깨지지 않는 정신을 직접 목격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