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상장 실패해도 수수료 지급…'제2 파두' 막는다

['좀비'된 기술특례기업]

◆ IPO 제도 개선 나선 당국

업계 "구속력 없어 실효성 의문"

심사인력 보강 등 검증강화 절실

이복현(왼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 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이복현(왼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 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제2의 파두(440110) 사태를 막기 위해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제도 개선을 꾀하고 있다.



우선 기업 상장이 실패했을 때도 주관사가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공했을 때만 주관사가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어 무리한 상장을 추진하는 일이 많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한마디로 인수 업무 규정을 개정해 주관사가 업무를 더욱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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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관사와 발행사 간 계약이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만큼 금융 당국의 개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뻥튀기 상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심사 인력을 강화하는 등 상장기업의 기술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국은 기업 실사와 관련해 주관사가 형식적인 실사에 그치지 못하도록 기업 실사 항목, 방법, 검증 절차 등의 규정화를 발표한 상태다.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부실 실사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이 주관사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IPO 공모 가격 결정 기준 및 절차’를 마련·배포해 각 증권사들의 내부 기준 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당국이 이 같은 제도 개선에 나서는 것은 결국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다. IPO가 투기의 장처럼 변질되면서 상장 전반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관행을 개선한다고 할지라도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주관사 입장에서 볼 때 구속력 없는 당국의 방안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알기 어렵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이라면 상장 심사 인력을 대폭 강화해 기술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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