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여가시간이 하루 3.86시간인 가운데, 이들 중 1~3세 영아 자녀를 둔 가구의 여가시간이 제일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여가시간은하루 평균 2.69시간으로, 전체 평균(3.86시간)의 70% 수준에 그쳤다.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7일 발표한 '여가∙문화∙체육 주례조사(19세 이상 성인 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응답자의 평균 여가시간은 하루 3.86시간, 일주일 27.0시간이었다.
남성(하루 3.90시간)과 여성(3.82시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연령대별 차이는 컸다. 40대(3.35시간)의 여가시간이 가장 짧았고, 뒤를 이어 ▲50대(3.54시간) ▲30대(3.69시간) ▲60대 이상(4.09시간) 순이었다. 20대(4.85시간)의 여가시간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길었다.
연령대보다 더 큰 차이는 결혼 여부, 자녀 유무와 성장 단계 등 '가구 구성'에 따라 나타났다. 막내 자녀 기준 ▲1~3세 영아자녀 가구(2.69시간)의 여가시간이 가장 짧았다. 다음으로 ▲4~7세 유아기(2.87시간) ▲초등생(3.10시간) ▲청소년(3.38시간) 자녀 가구 순으로 자녀가 성장하면서 점차 여가시간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성인일지라도 동거 자녀가 있는 경우 이에 따르는 가사 부담으로 무자녀가구보다 여유 시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자녀(3.85시간)나 독립자녀(4.05시간) 가구의 여가시간은 성인자녀(3.76시간)보다 길었다.
'연령대x가구구성'을 통틀어 여가시간 측면에서 가장 열악한 집단은 막내가 영아 단계인 40대(2.54시간), 30대(2.62시간), 유아 단계인 30대(2.83시간) 순이었다. 모두 하루 3시간 미만이었다. 40대 영아자녀 가구 기준으로 전체 평균(3.86시간)의 3분의2(66%) 수준이고, 20대 미혼가구(4.90시간)에 비하면 절반(52%) 수준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영·유아 자녀를 둔 30·40대라면 육아와 사회생활의 중추 세대임에도 현실에서는 어느 계층보다 심각한 '여가시간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결혼·출산 기피의 한 원인일 수 있다. 국민 건강과 삶의 균형은 물론 국가 존립 차원에서도 '여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