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 경찰 조사를 받던 김호중이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까지 시인했다. 소속사의 아쉬운 대처와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까지 불거지며 사건의 파장도 커지고 있다.
20일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하여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김호중 역시 소속사를 통해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소속사는 사건이 알려진 지난 16일 "소속사 대표인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인 일행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며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하다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공황이 오며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 바뀌치기' 정황도 드러났다.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사고 이후 매니저에게 연락이 와 사고 사실을 알았다. 현장에 도착한 다른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부탁해 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고 시인했다.
다만 소속사는 두 차례의 해명에서 음주운전만은 부인했다. 이 대표는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렸을 뿐,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호중이 음주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소속사와 김호중은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등을 통한 조직적 사건 은폐, 음주운전까지 더해져 김호중의 평판은 점점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공연계와 방송가도 김호중 '손절'에 나섰다. 김호중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에 출연하는데, 이 공연의 주관사인 KBS는 공연 주최사인 두미르에 KBS의 명칭과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방송가에 따르면 KBS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은 김호중의 방송 분량을 편집하기로 했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가보자GO 시즌2' 측도 이후 김호중과 촬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희망조약돌은 김호중의 팬클럽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전액 반환하기도 했다. 희망조약돌은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 "법률적,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기부금을 수령하는 것에 대해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오늘(20일)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 등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요청을 신청했다. 출국금지 신청 대상은 김호중과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 사고 당일 김호중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 등 총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