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나 K컬처가 (세계적인 인기고) 또 콘텐츠 수출이 제조업을 앞질렀죠. 굉장하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에 관한 국가적인 위상은 지금 (세계 선두 수준의) 8부 능선쯤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원천이 문학입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서 열린 국립한국문학관 착공식에서 “착공까지 10년이 걸렸는 데 착공 후엔 3년 안에 끝내야 한다”고 축하했다. 그는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학인들의 평생 숙원이고 오랜 염원”이라며 “한국문학관이 드디어 첫 삽을 뜨는데 제가 가슴이 흥분되고 떨리는데 문학인 분들은 어떻겠나”고 말하기도 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기념사에서 “개관까지 문학자료 12만점이 모아질 것”이라면서 “한국문학이 세계 문화 속에서 큰 날개를 펴고 비상할 수 있도록 크고 든든한 둥지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착공식에는 앞서 문체부 장관을 역임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은평구청장 출신 김우영 민주당 당선인,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완석 HJ중공업 대표, 이은석 코마건축사무소 대표, 나용환 SH부사장, 전보삼 문학관협회 회장, 은평구 지역 주민들이 함께 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은평구 진관동 북한산 자락에 연면적 1만 4993㎡, 부지 면적 1만 3248㎡,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관람객이 쉴 야외 정원, 교육·체험 공간 및 다목적강당, 수장고 등으로 구성된다. 2026년 하반기 개관이 목표다.
앞서 ‘착공에 10년이 걸렸다’고 한 것은 2014년 국립한국문학관 관련 준비 예산이 마련된 시점을 의미한다. 한국문학관 설립의 근거가 된 문학진흥법은 2016년 통과됐다. 2019년부터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이날에야 착공된 것이다. 사업 기간인 2021년부터 2026년까지 투입되는 예산은 총 716억원이다.
건물 외관은 ‘마을의 모습’을 소재로 하고, 건물과 북한산 전경이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그래서 ‘문학빌리지(Munhak Village)라는 이름도 붙었다.
한편 유인촌 장관과 문학계 인사들은 착공식 직후 은평역사한옥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문학·번역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문체부는 문학·번역 분야 지원 방안과 관련해 ▲ 문예지·비평지 지원 강화 ▲ ‘대한민국 문학축제(가칭)’ 개최 ▲ 문학 프로그램 활성화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문학인들이 요구하는 창작지원과 관련해서 내년부터 중앙과 지역 사업이 중복되지 않도록 문예기금을 통한 문학 지원 사업 체계를 재구조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1차로 지역 문화재단이 신진작가 발굴·개인창작지원·직접 지원을 하고, 중앙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작가 후속 지원·협단체 지원·간접 지원을 하도록 역할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자리에는 유자효 전 한국시인협회장을 비롯해 박상준 민음사 대표, 정용국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오형엽 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 강화길·박소영 작가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오후 2시 국립한국문학관 착공식부터 이어 간담회가 끝난 오후 5시30분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문학계 현안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