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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쥔 임종훈, 첫 메시지 “유통·의료기기·건기식에 집중 투자”

“M&A로 사업 다각화 이룰 것”

AI 적용해 업무효율성 높이고

명확한 책임·보상 등 직원 독려

상속세 미납 여전히 해결 안돼

경영 청사진에 걸림돌 우려도





임종훈(사진)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1일 유통,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3대 축을 바탕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성장을 가속화 하는 한편 적극적인 인수합병(M&A)로 사업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과거의 일들은 잊고 미래에 집중하자는 취지와 함께 명확한 책임과 보상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도 격려했다.



임 대표는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지난 14일 공동 대표인 어머니 송영숙 회장의 해임이후 단독 대표가 됐다. 임 대표가 단독 대표가 된 이후 처음으로 밝힌 비전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다만 송 회장 해임으로 가족 간 갈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데다 연대 납부 책임이 있는 2700억원 대 상속세 납부와 이를 위한 지주사 지분 매각 등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임 대표는 이날 사내 전산망을 통해 ‘함께 협력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성장 전략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최근 1년 동안 겪은 다양한 변화들을 뒤로 하고 미래에 집중해야 할 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 드리겠다”며 “한미그룹은 제약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펼쳐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우선 유통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그는 “계열사 중 하나인 ‘온라인팜’을 중심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면서 의약품 접근성을 높여 유통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의료기기와 건강식품 사업 부문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해 집중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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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를 통해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진입에 필요한 리소스와 기술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외부 컨설팅을 활용해 내부 역량이 부족한 분야를 보완하고 AI 기술을 적용해 빠른 의사결정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달 그룹사 전 임원이 모인 세미나에서도 AI 적용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민첩한 업무 대응 등을 주문한 바 있다.

M&A의 후보군으로는 한미사이언스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의료기기, 정보기술(IT) 솔루션, 컨슈머플랫폼 등이 꼽힌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투자는 임 대표가 언급한 M&A와도 밀접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그룹은 한미벤처스를 통해 2018년 헬스케어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기업 ‘에비드넷’에 투자했는데 지난해 12월 한미사이언스가 SK㈜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현재 50%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가 지분 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를 살펴보면 주로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돼있다.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이스라엘 의료기기 전문기업 알파타우 메디칼, 바이오서저리 전문기업 테라시온바이오메디칼, 3차원 세포 이미징 전문기업 토모큐브, 동물의약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바이오앱, 미국 헬스케어 기업 눔, 의료 진단기기 기업 알트펩, 의료기기와 플랫폼 개발 기업 블룸라이프 등이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알파타우 메디칼과 블룸라이프 등 유망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통해 그룹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직원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한 인사 평가와 보상 시스템도 언급했다. 그는 “각자의 역할에 대한 성과에는 의미 있는 인센티브와 지속적 교육 기회로 보상하겠다”며 “임직원들의 지원과 참여가 한미사이언스의 성공을 이끄는 핵심이므로 함께 협력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상속세 미납 문제는 임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가 타계하면서 오너 일가에게는 약 5400억 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는데 현재는 약 2644억 원이 남아 있다.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분할납부하는 연부연납인데 4차 상속세 70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하고 납부기한을 연말로 연기했다. 남은 상속세는 지분 매각으로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대출담보로 잡혀있는 만큼 주식을 활용한 현금화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가족 간 갈등이 재점화된 만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왕해나 기자·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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