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기고]AI 파도에 휩쓸리기 전에 올라타야

배순민 KT AI2X Lab장

배순민 KT AI2X LAb 소장배순민 KT AI2X LAb 소장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직접 체감할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유례 없는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AI가 코딩·창작 등 업무에 실제로 활용되고 최근 발표된 멀티모달 및 상황 인지 능력은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 혹은 ‘허(HER)’의 사만다처럼 영화에서만 보던 상상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전무후무한 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이슈와 잠재적인 위험성을 드러낸다.



AI가 여러 방면에서 생산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지만 프라이버시와 저작권 침해 이슈 등 기존 사회 질서와 충돌하고 디지털 격차와 정치적 편향, 경제·사회적 혜택의 편중 등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인류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기본 방향으로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이어 21일에는 정책 과제들을 구체화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AI 서울 정상회의’와 ‘글로벌 AI 포럼’ 개최를 통해 글로벌 규범 정립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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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은 디지털 혁신의 수혜를 선점하기 위한 표준 경쟁과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ACT)’을 통과시켰고 미국은 ‘AI 이니셔티브’ 제정을 통해 미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중국도 생성형 AI에 의한 허위 정보 생성과 정보 편향성을 규제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 개인의 권리 보장과 사회 안전 확보를 표방하되 자국 산업 보호에 더욱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은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시대 해석과 빠른 대응을 요구한다. 엄청난 자본과 인재로 무장한 빅테크 기업들이 승자 독식하는 냉혹한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모바일 혁명 속에서 독보적인 산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최고 수준의 인터넷 속도와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97%가 넘는 스마트폰 보급률로 대변되는 높은 디지털 서비스 활성화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생성·축적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AI 분야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 ICT에 이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방향 제시와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AI 개발·운용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기업 협력·지원 방안을 구체화해야 하고 AI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들도 표준화해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공유할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 기업과 기관·학계·시민사회의 자발적인 협력을 유도하는 국가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AI 기본법’ 제정과 안전 연구소 설립을 서둘러야 하고 국제 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정부의 체계적이며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혁신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어영부영하다가는 휩쓸리거나 표류할지 모른다. 흩어진 잠재력을 하나로 모으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가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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