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주사기와 바늘, 고무장갑, 안면 마스크 등 의료기기 관세 인상을 추진함에 따라 저가 공세에 밀려 시장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사기 및 주사기 침류 주요 수출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국내 주사기 제조사들이 주사기, 멸균주사침 등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2022년 약 6967만 달러를 수출하며 전체 주사기 및 주사기 침류 수출액의 37.1%를 차지했다. 뒤이어 중국이 1933만 달러(10.3%)였으며 독일 1032만 달러(5.5%), 영국 747만 달러(4.0%), 일본 713(3.8%)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17일(현지 시간) 중국산 주사기와 바늘 등에 관세율을 0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며 국내 제조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도 미국은 연내 특정 호흡기와 안면 마스크에 대한 관세율은 0~7.5%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이다.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 관세도 2026년까지 7.5%에서 25%로 크게 올린다.
주사기류의 대미 수출액 절반(50.5%)을 차지해 온 HLB헬스케어 관계자는 “지난해 자회사 화진메디칼에서 생산하는 주사기 ‘소프젝’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지만 중국산 저가 주사기 공세에 밀려 미국 시장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중국산 주사기 관세가 크게 높아지며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황성은 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도 “국내 주요 수출기업의 경우 대부분이 국내에서 생산 중이며 미국 정부의 제재는 중국 기업에 국한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는 신아메드(대미 수출 점유율 9.0%)·신아양행(8.2%)·신창메디칼(7.2%)·태창산업구미공장(4.9%) 등이 미국에 주사기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 FDA는 지난해 11월 미허가·품질 등의 이유로 중국 장쑤 쉐린과 장쑤 카이나 메디컬의 주사기 수입 금지 조치했며 이달 저장룽더제약과 상하이 카인들리 엔터프라이즈에 대해서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편 미국은 대중 무역 규제 움직임의 일환으로 이달 15일 생물보안법을 미 하원 상임위원회인 감독 및 책임 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미국 의회가 선정한 중국의 우려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중국의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우시앱택, MGI 등이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들이 이번 입법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