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장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커버드본드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급보증을 선다. 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이다.
우선 금융위는 주금공을 통해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지급보증을 하기로 했다. 커버드본드에 대한 신용을 보강해 은행의 조달 금리를 낮춰주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AAA등급의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대해 주금공이 지급보증을 할 경우 동일 만기 은행채에 비해 5~21bp(1bp=0.01%포인트)가량 발행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단 은행이 지급보증을 받으려면 커버드본드의 발행 만기가 5년 이상이어야 하고 시가 12억 원을 넘지 않는 주담대를 기초자산으로 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 조달 금리 인하분을 장기·고정금리 상품에 녹여낼 경우 소비자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장기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이 발행한 만기 10년 커버드본드를 주금공이 직접 매입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재유동화 프로그램’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이 커버드본드를 더 쉽게 발행하고 매각할 수 있도록 수요를 확보해준 것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은행이 커버드본드 발행을 늘릴 경우 9월부터 예대율 규제(원화 예수금 대비 대출금·100% 이하)도 완화해주기로 했다. 현재는 원화 예수금의 1% 내의 커버드본드(만기 5년 이상) 잔액을 예수금으로 간주한다. 금융위는 만기 10년 이상의 커버드본드 잔액에 대해서는 1%포인트의 추가 한도를 부여하기로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수금으로 간주되는 몫이 커질수록 예대율 규제를 준수하기가 보다 수월해진다. 금융위는 “커버드본드 발행과 가계부채 추이 등을 보고 필요 시 인정 한도 추가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