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임기가 내년 5월 마무리되는 가운데 김광동 진실화해위 위원장이 “남은 1년간 사건 처리의 완료에 박차를 가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진실화해재단법 제정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2기 진실화해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출범 이후 활동성과와 진행상황을 설명한 뒤 이같이 밝혔다.
2기 진실화해위는 2020년 12월 10일부터 2년간 2만 245건(지난해 3·15 의거 추가 접수 135건)을 접수했고 이날까지 1만 2143건(60.0%)을 종결했다. 8312건의 사건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종결사건 중 진실규명 사건은 5690건(46.9%)이고 1기 때 규명된 사건은 603건(5.0%), 불능·각하·취하·이송된 사건은 5850건(48.2%)이다.
진실화해위는 선감학원 사건 등 인권침해사건과 종교인 희생사건 등 한국전쟁 발발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 등을 조사했다.
특히 부랑아 보호라는 명목으로 아동 인권침해가 자행된 선감학원 사건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230명에 대해 모두 진실규명했고, 김언배·윤상형·예농속회 항입독립운동사건 등 진실규명을 통해 관계자 7명이 국가보훈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포상받았다. 김 위원장은 “형제복지원·선감학원 등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은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에 따라 지자체의 위로금·생활지원비 지금 등 피해구제 조치들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해발굴 사업 중 기존 신원이 확인된 2위 이외에도 4위가 추가 신원 확인되는 성과가 있었다. 새로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모두 아산 배방읍에서 발견된 유해들로 아산부역혐의 희생사건의 민간인 희생자들이다.
2기 진실화해위는 2020년 12월 출범해 당초 이달 26일까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만료 후 6개월간 종합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후 활동을 종료하는 수순이다. 다만 조사기간 1년 연장이 이뤄지면서 내년 5월 26일까지 임기가 늘어나게 됐다.
김 위원장은 “2만여 건의 사건처리를 위해 조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했는데 사회적 합의와 대통령·국회의 동의로 내년 5월까지 진실규명의 기회가 연장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진실화해위는 ‘해외입양 과정 인권침해 사건’과 부산 최초 부랑인 수용시설인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사건’, ‘건국대 사건’ 등에 대해 하반기 중 진실규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중 친부모가 있는 아동이 유괴되거나 불법적인 과정으로 해외에 입양된 해외입양 과정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서는 372건이 신청 접수됐고, 하반기 중 우선 100여 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남은 기간 동안 효과적인 피해자 보상을 위해 ‘포괄적 보상법’을 포함한 과거사정리법 개정안 입법을 협의하고,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을 조사를 마무리하는 한편 과거사연구재단(가칭 진실·화해재단) 설립을 추진한다.
김 위원장은 “그간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더라도 피해자와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개별소송을 통해 피해구제를 받아야 하고, 한국전쟁 시기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에게는 피해구제의 기회가 없어 형평성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포괄적 보상법이 실효성·형평성 측면에서 절실하다고 판단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처 조명받지 못한 사건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사업과 화해조치, 위령사업 등을 위해 진실화해재단법 제정을 차질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진행 중인 8312건의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록이 미비하거나 참고인 증언·진술이 구체적이지 않은 사건은 다 처리되지 못하고 불능 사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기록에 ‘암살대원’으로 표시된 이들에 대해 진실 규명을 보류한 일에 대해서는 “진실화해위는 수사기관이 아니고 역사적 진실 규명 기관이기에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민간인인지, 적대 세력에 가담한 사람인지를 (진실화해위는) 국가 공적 기록 등 관련 상황, 피해자·참고인 진술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