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北 정찰위성 발사, 中에 ‘한반도 비핵화’ 건설적 역할 주문하라


북한이 ‘올 6월 4일까지 인공위성 탑재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27일 새벽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북한은 실제로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밤 10시44분쯤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감행했지만 실패했다. 북한도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북한의 군사용 위성 발사 위협은 이날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이뤄졌다. 리창 총리를 회의에 참석시켜 동북아 평화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려고 했던 중국 시진핑 정부로서는 체면이 깎이게 됐다. 북한이 뒷배 역할을 해온 중국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한일중 관계 개선을 훼방 놓아야 한다는 초조감 때문이다. 북중러 대 한미일 간 대결을 부추기고 그 틈새에서 중국·러시아로부터 군사 및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속셈이다.



북한은 위성용 로켓 발사를 핑계로 핵무기 탑재용 탄도미사일 기술을 시험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금지’ 및 ‘탄도미사일 관련 모든 활동의 중단’을 못 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하는 도발이다. 그럼에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이날 낮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위협을 공개 규탄하지는 않았다. 대신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추진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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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지근한 태도 때문인지 이번 3국 정상 공동선언문에는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하였다’는 애매한 문구만 들어갔다.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비협조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린 상황에서 중국마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북한 비핵화는 요원하다. 만약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한다면 동북아의 안보 균형이 무너져 한일중 등 역내 국가들은 공동의 평화와 경제적 번영을 지속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 비핵화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설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진핑 정부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해야 한다. 마침 한중은 26일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외교·국방 분야의 ‘2+2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해당 협의체가 김정은 정권의 핵 폐기를 위한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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