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의료기기산업 무역수지가 약 5878억 원(약 4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4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전 세계적으로 하향 조정되며 검사키트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무역수지 흑자 폭은 크게 줄었다. 의료기기 가운데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은 치과용 임플란트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를 회복했는데 디지털 의료기기의 수출액 내 비중도 두 자리수로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발표한 ‘2023년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작년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5878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4년 연속 흑자다. 다만 2022년 약 3조8592억원에 비하면 흑자 규모가 5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검사키트 등 체외진단의료기기 수요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체외진단의료기기 수출액은 2022년 35억4000만 달러에서 8억6000만 달러로 75.7% 줄었다.
코로나19 검사키트를 제치고 수출 1위에 오른 단일 품목은 치과용 임플란트 고정체였다. 치과용 임플란트 고정체의 지난해 수출액은 5억 2500만 달러로 전체의 10.1%를 차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치과용 임플란트(치과용임플란트고정체, 치과용임플란트상부구조물) 수출액은 최근 4년간 29.9%의 증가율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치과용임플란트고정체는 2020년 이후 생산액, 수출액 모두 1위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디지털 의료기기의 수출 비중이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디지털 의료기기의 수출액은 2020년 5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6000만달러로 증가했으며,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7.8%에서 2023년 12.6%로 늘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히 소프트웨어만으로 구성된 디지털 의료기기의 경우 지난해 169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며 “수입 규모에 비해 국내 생산 규모가 약 5배 더 큰 수준으로 국산 제품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의료기기 총 생산액은 11조31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1% 줄었다. 특히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생산액이 급감한 반면 그 외 일반의료기기 생산액이 10조13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생산액과 수입액의 합계에서 수출액을 빼서 계산하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10조 7270억원으로 전년대비 9.7% 줄었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7.5% 증가한 수치로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 5년간 8.3%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