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내든 ‘지구당 부활론’을 두고 국민의힘 주요 당권 주자들의 공방전이 벌어졌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이 제기한 지구당 부활 주장에 나경원·윤상현 의원은 찬성 의견을 표한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구당 부활에 반대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취약한 지역 조직은 국민의힘 총선의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에 현행법상 정치 후원금을 걷을 수 없는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지구당 부활을 주장해왔다. 지구당은 지역구에서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중앙당 하부 조직으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차 떼기’ 불법 정치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폐지됐다. 당시 지구당 폐지를 주도했던 인물은 오 시장이다.
한 전 위원장의 지구당 부활 주장에 주요 당권 주자들도 찬성 의사를 표했다. 윤상현 의원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 지구당 부활 법안을 발의했다. 나 의원 또한 “원외위원장으로 활동을 해보니까, 정치자금 모금 문제”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서 지구당 부활 주장이 제기되자 당내 반발을 표하는 유력 인사들의 반발이 제기됐다.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 대표를 강화할 뿐”이라며 “지구당을 만들면 당 대표가 당을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고, 또 한국 정치 발전에는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도 “지금 벌어지는 지구당 부활 논쟁은 반(反)개혁일 뿐 아니라 여야의 정략적 접근에서 나온 말”이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지구당 부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이 다양한 견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수렴과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