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지구인 경기도 과천 주암지구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사전청약을 받은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분양 아파트 16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이 단지는 하수처리시설 문제로 이미 한 차례 본청약 시기가 밀린 상황에서 추가 공사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29일부터 공공택지지구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구체적인 본청약 일정이 담긴 안내문을 발송 중이다. 대상지는 올해 9~10월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이었던 △남양주왕숙2(A1·A3) △하남교산(A2) △구리갈매역세원(A1) △남양주왕숙(B2) △과천주암(C1·C2) 등 총 5곳이다. 이들 지구는 2021~2022년 사전청약을 받고 착공에 돌입한 뒤 올해 본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보상 및 건물 이전 지연 등의 사유로 일정이 지연됐다.
남양주왕숙2의 본청약 일정은 당초 올해 9월에서 오는 2026년 3월로 18개월 미뤄졌다. 남양주왕숙·구리갈매역세권 지구와 하남교산도 각각 10개월, 6개월 본청약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과천주암 C1 블록과 C2블록도 각각 14개월, 10개월 일정이 지연된다. 과천주암 두 블록의 본청약 시점이 각각 다르게 예상된 건 C1에서 문화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과천 주암지구는 과천시 과천동과 주암동 일대 92만 8813㎡ 면적에 임대주택 등 6000여 가구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C1 블록과 C2 블록에 각각 932가구, 711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을 비롯한 공공분양 아파트가 조성된다. LH는 올해 초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하수처리시설 증설 계획이 예산 삭감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 일정이 지연됐다.
문제는 C1 블록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면서 본청약 시기가 예상보다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LH는 내년 2월까지 추가 문화재 발굴 조사를 마친 뒤 평탄화 작업을 거쳐 내년 7월께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H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열린 과천주암입주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문화재 조사가 빨리 끝나면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확정 날짜를 안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남양주 진접2 공공분양 부지도 문화재가 발굴돼 본청약 일정이 지난해 12월에서 내년 9월로 1년 9개월 연기된 상태다.
공공 분양의 경우 본청약 때 분양가가 결정되는 만큼 본청약이 지연될수록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실제 본청약이 1년 늦어진 성남신촌 A2 전용 59㎡형 추정 분양가는 6억 8268만 원이었지만 확정 분양가는 6억 9110만~7억 8870만 원으로 최대 1억 602만 원 올랐다. 과천 주암지구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약 2년 전 접수 당시 안내 받은 예상 분양가는 전용면적 55㎡ 기준 6억 원이었다.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상품(수익공유형 모기지)을 통해 연 1%대의 낮은 금리로 최장 30년까지 집값의 70%를 대출 받을 수 있지만 이때 한도가 최대 4억 원으로 고정돼있는 것도 입주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과천 주암지구 C1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당첨자 A씨는 “입주 시기가 오락가락 해 입주 전까지 전세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