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가진 첫 국정브리핑에서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라며 본격적인 상업 개발 전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올해 말 첫 시추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쯤 실제 자원 존재, 매장 규모 등의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오고 2027~2028년 공사를 시작해 2035년쯤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석유·가스가 실제 생산된다면 국부가 늘어나고 에너지 안보도 한 단계 진전될 수 있다. 국내 연근해 석유·가스 자원 개발은 과거에도 몇 차례 시도됐지만 제대로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1959년 전남 해남, 1964년 포항 일대에서 석유 탐사를 벌였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1998년 울산 남동쪽 해역에서 탐사 시추에 성공해 개발된 동해 가스전은 2022년까지 천연가스를 생산했지만 지금은 멈췄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실제 생산이 가능한 규모인지, 경제성이 있는지는 시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성·안정성이 확실하지 않은데 대통령이 투자에 영향을 주는 내용을 전면에 나서서 발표하는 게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0.6%에 머물렀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1%로 취임 후 최저였고 부정 여론이 처음으로 70%에 달했다. 총선 참패를 성찰하고 22대 국회 활동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에 열린 국민의힘 의원 워크숍에서는 윤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반성 없이 술잔을 기울이며 “똘똘 뭉치자”고만 외쳐 “위기 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금은 여권이 처절한 반성을 토대로 뼈아프게 전면 쇄신을 하고 치밀하게 국정을 운영해나가야 할 때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불통과 독선’이라는 비판을 더 이상 받지 않으려면 정교하고 차분한 메시지로 적극 소통하는 국정을 펴야 한다. 경청과 설득의 리더십을 토대로 현장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 경제·민생 살리기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리더십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