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분양전망지수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4월 국회의원 선거와 청약 시스템 개편 등으로 이달 분양 물량이 급증한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꺾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위주의 한국주택협회와 중견 건설사 위주의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6월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83.0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아파트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주택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100 아래면 그 반대를 뜻한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86.9로 전월 대비 3.7포인트 하락했다. 전월 대비 수도권 아파트분양전망지수가 낮아진 것은 올 1월(73.4)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서울(97.7→94.7)과 경기(90.2→89.2), 인천(83.9→76.7) 모두 지수가 하락했다. 구정은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5월 정부가 발표한 PF 부실 사업장 관리 대책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연기 가능성 등의 여파로 시장 위축을 전망하는 사업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경우 4월 전월 대비 미분양 주택 증가율이 59.6%로 높게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수도권의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82.2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역별로 지수 변동 폭에 큰 차이를 보였다. 강원과 전북·대전·경북·세종·부산·광주 등 총 7곳은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고 나머지 충남·제주·대구·경남·울산·전남·충북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충남은 지난달 88.9에서 이달 75.0으로 13.9포인트 낮아져 비수도권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구 부연구위원은 “각 지역별로 5월 분양된 아파트 청약 결과 차이와 6월 분양 예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전국 분양가격전망지수는 111.4로 전월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인건비 및 건설 원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전히 기준치(100)를 상회하고 있어 아파트 분양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산연 측은 설명했다. 분양물량전망지수는 기준치를 상회한 102.9로 집계됐다. 이달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약 4만 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0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분양물량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0.3포인트 상승한 110.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