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나스닥 직상장' 한류홀딩스, 상폐 위기에 [시그널]

6개월 넘도록 작년 보고서 미제출

美SEC "상장요건 준수 안해" 경고

실적 악화에 주가도 1달러 밑돌아

업계 "美상장만 보고 투자땐 낭패"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직상장했다며 관심을 모은 한류홀딩스(HRYU)가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 1분기 보고서 모두 제출하지 않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상장 폐지 경고장을 받았다. 주가 역시 상장 유지 조건(1주당 가격 1달러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본지 2023년 11월 30일자 참조

6일 SEC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인 한류홀딩스는 지난해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 해당하는 10-K 양식 보고서와 올 1분기 보고서에 해당하는 10-Q 양식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SEC로부터 “나스닥 상장 규정에 의거한 지속적 상장요건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올 초부터 수차례 받았다.



나스닥은 한류홀딩스에 오는 17일까지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 계획을 제시하라고 통보했다. 나스닥이 해당 계획을 수용한다면 보고서 제출 시한은 10월 14일까지 연장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장 폐지 심사를 받게 된다. 한류홀딩스 측은 보고서 제출 지연 이유와 제출 시점과 관련한 질의에 “곧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류홀딩스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사업연도 종료 후 6개월이 넘도록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건 그만큼 경영 및 재무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류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은 135만 달러(약 19억 원), 영업손실 934만 달러(약 128억 원)다. 순손실은 916만 달러(약 12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2만 달러(약 56억 원) 늘었다.

한류홀딩스의 주매출원은 K팝 중심 팬덤 플랫폼을 표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팬투’를 운영하며 얻는 광고 수입이다. 구글 앱스토어 기준 팬투앱 다운로드 수는 ‘50만 건 이상’으로 약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 들어서는 고유 콘텐츠 업로드도 뜸해졌다.

주가도 공모가(10달러) 대비 20분의 1에 미쳐 상장 폐지 요건을 피하지 못했다. 한류홀딩스 주가는 전 거래일 0.36달러로 지난해 12월 20일(0.95달러) 이후 한번도 1달러를 밑돌고 있다. 나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30영업일 연속 1주당 가격이 1달러 미만일 경우 SEC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나스닥 상장’ 홍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나스닥은 글로벌 셀렉트마켓과 글로벌마켓, 캐피탈마켓 등 세 가지 시장으로 나뉜다. 흔히 국내 투자자들이 ‘나스닥’으로 받아들이는 곳은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상장한 글로벌 셀렉트마켓이다.

반면 한류홀딩스는 ‘3부 리그’ 격인 캐피탈마켓에 상장돼 있다. 캐피탈마켓 상장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500만 달러 이상 △시가총액 5000만 달러 이상 △최근 3개 회계연도 중 2개 회계연도 순이익이 75만 달러 이상 등 3개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최근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나선 코스닥 상장사 윙입푸드(900340)가 향하는 곳도 캐피탈마켓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은 어떤 마켓이냐에 따라 진입 장벽이 하늘과 땅 차이”라며 “미국 시장에 상장된다는 점만 보고 투자하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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