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터랙티브 스토리 플랫폼 ‘오아오아 에피’(OROR ep.)’ 서비스를 접었다. 흥행이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서비스 종료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31일 오아오아 에피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에 대한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종료하게 됐다”며 “카카오는 향후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아오아 에피는 이용자가 웹툰의 스토리 구성과 결말을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 플랫폼이었다. 카카오톡 채팅 인터페이스에서 진행되는 짧은 대화 형식의 스토리 콘텐츠 ‘톡’과 가상 캐릭터와 미니게임 등 가벼운 놀이를 할 수 있는 챗 등 콘텐츠를 제공했다.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인기 웹툰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했다.
이른 서비스 종료의 배경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 꼽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아오아 에피는 정식 출시 한달 반 뒤인 지난해 10월 14일 구글플레이 무료 앱 인기 130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그 이후로는 이용률 저조로 순위 밖으로 밀리면서 집계 자체가 되지 않았다.
아울러 카카오는 한때 글로벌 진출을 위한 주력 사업으로 꼽혔지만 현재 시점에서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된 오픈링크의 출시도 백지화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열린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본업의 견조한 실적을 토대로 성장성 높은 사업에 재투자하고 이익이 지속 가능하게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비주력 사업을 종료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생성형 AI 경쟁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카카오로서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관련 조직을 개편하는 동시에 대규모 자금도 투입하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의 3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누적 투자 150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달 카카오는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거대언어모델(LLM) 조직 등을 카카오 본사로 흡수해 통합 AI 조직을 구성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와 카카오헬스케어는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