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 상공을 방어하고 있는 ‘빌딩 GOP’에 이르면 12월에 지상 고정형 ‘블록-Ⅰ 레이저 대공무기’가 실전 배치된다. 지난 2022년 서울 상공을 침범했던 소형 무인기와 최근 잇따른 오물풍선 살포 등 심화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 방어 무기체계의 조기 배치에 나서는 것이다.
1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수도 방위를 책임지는 서울 내에 있는 빌딩 GOP에 우선적으로 소형 무인기와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20㎾(킬로와트)급 ‘지상 고정형 블록-Ⅰ 레이저 대공무기’를 올해 12월까지 1기를 우선적으로 배치할 계획인 것을 알려졌다.
배치되는 레이저 대공무기는 빛의 속도로 발사되는 능력을 갖춰 적 드론과 무인기가 포착만 된다면 수 킬로미터 거리에서도 정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꼴로 저렴하고, 전기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운용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무기체계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시험평가를 통해 블록-Ⅰ은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30차례 발사해 3㎞ 밖 상공의 무인기 30대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며 “연내에 수도 서울 상공을 방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빌딩 GOP 진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북한이 운용하는 소형 무인기와 드론이 우리 영공을 침범하면 20㎜ 벌컨, 30㎜ 차륜형 대공포 등이 기본으로 동원된다. 중대형 무인기라면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이나 ‘천궁’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수도 서울 상공을 침범하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는 대체로 고도 2∼3㎞ 상공에서 시속 100여㎞로 비행한다. 이런 무인기를 1발당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신궁이나 천궁으로 대응하는 건 비용적으로 비효율적인 것은 물론 요격 자체도 쉽지 않아 군사적 측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군 당국이 대비책으로 내놓은 몇 가지 방안 중 1순위를 꼽는다면 ‘지상 고정형 블록-Ⅰ 레이저 대공무기’ 다. 광섬유로부터 생성한 광원 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쏴 무력화시키는 무기체계다.
국방부는 연내 배치를 위해 올해 국방예산에 양산 비용 15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이 레이저포는 30차례 실시한 시험평가에서 약 3㎞ 떨어져 있는 무인기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의 시험평가를 진행해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30차례 발사해 3㎞ 밖 상공의 무인기 30대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 영화 ‘스타워즈’처럼 드론을 활용한 제공 작전과 레이저를 쏘는 대공 방어가 현실 세계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국산 레이저대공무기 블록-Ⅰ은 스타워즈 광선 같아 ‘한국판 아이언빔’으로 불린다.
레이저포는 전방 등의 지상 고정진지에 설치돼 최대 수km 떨어진 적 무인기 등을 격추가 가능하다. 또 별도의 탄(彈) 없이도 전기만 공급하면 운용 할 수 있고, 미사일·기관포와 달리 낙탄(落彈)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도 적다. 특히 레이저포는 1회당 발사 비용이 2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소음이 없다는 장점을 갖췄다.
국방부가 무인기 요격용 레이저 무기 개발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현용 대공포의 한계 때문이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20~30mm 대공포 체계는 자체적으로 자폭신관을 갖추고 있지만, 불발률이 2~3% 달한다. 상당한 수량이 지상에 낙하할 수 밖에 없어 민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실정이다.
단적으로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미 해군 함정에도 장착돼 있는 20㎜ 벌컨포인 팰링스 CIWS(근접방어무기체계)를 지상화시킨 센츄리온 C-RAM(날아오는 적의 각종 포탄 즉 로켓포탄, 일반포탄,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대공포)을 투입해 높은 성과를 올렸다. 반면에 대량의 20mm탄과 파편이 주변 민가에 떨어져 상당한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수도권에 배치된 한국 군의 30mm 대공포의 유효사거리는 3km 수준이지만, 실제 탄도 비행거리는 10km에 달해 국내이 민간인 거주 구역은 물론 북한 영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위협적 요인이 군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레이저 대공 무기는 적 목표물을 탐지만 한다면 명중률은 99% 이상이고, 2차 피해도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 영공을 향해 얼마든지 조사(발사)도 할 수 있다. 특히 1회 사격 비용은 1000원~2000원에 불과해 경제적 부담도 없어 군 당국 입장에서는 최적의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레이저 대공 무기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으론 우선 초당 30만 ㎞를 이동하는 지향성 에너지를 이용해 마하 8.0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도 쉽게 요격하는 게 가능하다. 레이저 무기는 고에너지를 집속해 개인 소총의 5.56㎜ 탄환보다 작은 영역에 대해 표적을 구분해 파괴할 정도로 정확하다.
또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 안팎으로 휴대용 대공미사일인 신궁(1발 2억 원)과 PAC-3(1발 80억 원) 등과 비교해 월등히 경제적이다. 기관포나 대포처럼 별도의 탄약이 없어도 전기만 공급하면 운용이 가능하고 포탄에 따른 지상 피해 우려도 적다.
반면 단점으론 레이저가 안개나 비 등으로 산란·굴절돼 표적에 원하는 에너지를 투사하지 못할 수 있다. 표적과 교전하기 위해 가시선(line of sight)을 유지해야 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게다가 표적이 산악이나 특정물질로 차단돼 있으면, 표적에 도달하는 레이저의 양이 현저히 감소해 공격력이 약해진다. 빠르게 이동하는 표적의 경우엔 계속 추적해야 하고 파괴할 때까지 에너지를 전달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목표물이 급기동할 경우 추적과 격추에 제한이 따라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는 약점이 있다.
레이저는 결국 출력이 무기화의 수준을 결정한다. 이는 레이저 대공 무기의 공격력 핵심은 출력이라는 의미다.
출력을 높일수록 대응할 수 있는 표적의 범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즌 드론을 요격하는 수준의 20~60㎾급 출력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높여서 실전 배치가 이뤄진다면 레이저 무기는 전장의 풍경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가 현실화 될 수 있다. 예컨대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100㎾급 출력을, 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을, 전투기나 지상표적 파괴를 위해서는 메가와트(㎿)급 출력이 필요하다. 출력이 클수록 그 위력이 증대된다는 의미다.
다만 레이저 대공 무기가 고출력을 내려면 전체 시스템의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서는 빠를 시일 내에 이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방사청이 지상 고정형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의 20㎾급 출력을 2030년까지 출력을 30㎾까지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항공기나 함정, 차량 등에 장착할 수 있도록 블록-Ⅱ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개발에 따른 전력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지난해 우리 영공을 침범했던 전장 1.8m 크기의 무인기는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작은 소형 드론은 손쉽게 잡아내 격추할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군 소식통은 “올해 실전 배치되는 레이저 대공 무기를 조속히 양산·배치하기 위한 구매 예산에 조기에 집해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