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10억 원을 들여 하동·산청·함양·거창·합천에 꿀벌생태계 보존을 위해 꿀밭숲(밀월숲)을 조성한다.
도는 12일 기후위기 대응과 꿀벌생태계 복원, 양봉농가 경쟁력 강화, 산림소득 증대, 산림경관자원 조성 등을 목표로 밀원숲 50㏊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밀원숲 조성 사업비는 전액 국비로 쓰이며 한국양봉협회, 세종사무소, 도 재정협력관, 복권위원회 파견 도 공무원 등과 협업해 확보했다.
숲 조성 지역은 지리산·덕유산·가야산 등 국립공원이 있는 하동·산청·함양·거창·합천 등 5개 군지역으로 단위 면적당 꿀 생산량이 높은 수종인 아카시아(아까시)·헛개나무·쉬나무 등 지역특화 나무를 심는다.
도는 밀원숲을 확대해 새로운 산림생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밀원숲과 국립공원 친환경 이미지를 결합해 ‘경남 청정 벌꿀’ 상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소멸 대응도 바라본다.
도는 장기적으로 ‘채밀권 경매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채밀권 경매제는 양봉농가들이 산주에게 일정 금액의 임차료 등을 내고 꿀을 채취하는 권리로,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다. 이와 함께 3월부터 9월까지 한 자리에서 채밀할 수 있는 지역특화림 조성사업 도입도 추진 중이다. 이동 양봉이 어려워진 현실을 고려해 고정 양봉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전 세계 식물 75%가 꿀벌 수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꿀벌 생태게 보존과 밀원숲 조성은 필수다. 2022년 기준 경남 양봉 농가는 3308가구로, 경북에 이어 전국 2위 규모다. 양봉농가와 벌통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개화일수 감소, 밀원수 부족, 병해충 등으로 꿀 생산성은 감소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밀원 면적은 약 15만㏊다. 1970~1980년대 밀원 면적(48만㏊)과 비교하면 30% 수준에 불과하다. 밀원수 부족은 꿀벌 대량 폐사되는 원인 중 하나다.
이를 해결하고자 도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360㏊ 사유림에 밀원수·경제수 등을 심은 바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밀원숲을 조성해 꿀벌과 공생을 통한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양봉농가 소득을 높이려 한다”며 “밀원숲을 산림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산림소득과 산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