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카자흐 핵심광물 우선권 확보…SK에코, 리튬광산 개발한다

한국이 중앙아시아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 내 리튬·우라늄 등 핵심 광물 개발과 생산에서 우선권을 갖게 됐다.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최종 사용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카자흐스탄 내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발전 설비 현대화 사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진출 기회도 대폭 확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중앙아시아에서 한국 경제의 영토가 넓어지게 됐다.

윤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인프라 등 11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이날 개최된 양국 비즈니스 포럼까지 포함하면 MOU는 총 35건이다. 합의문·합의의사록을 포함하면 37건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양국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고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최종 사용까지 전 주기에서 협력한다. 대통령실은 “경제성이 확인되는 광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우선적 개발·생산 참여 기회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은 원유 매장량 세계 12위로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이다. 또 원소주기율표에 나오는 대부분의 광물이 있다고 할 만큼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2위이며 크롬(1위), 아연(6위)을 비롯해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도 풍부하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SK에코플랜트는 현지 산업건설부와 ‘리튬광산 탐사·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SK그룹 내 2차전지 생산 계열사가 즐비한 만큼 원재료의 안정적 확보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자흐스탄 내 전력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사업 기회도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전력 산업 MOU’를 맺었다. 카자흐스탄 내 석탄화력발전 설비를 현대화하고 재생에너지, 잠재적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교류한다. 국내 기업의 현지 공략을 지원할 인프라가 마련되는 셈이다.

특히 원자력·신재생발전에서 경쟁력이 높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와 전력 산업 발전 협력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복합화력발전 사업과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서의 협력을 겨냥한 것이다.

원전 분야 수주에서도 양국은 긍정적 성과를 염두에 두고 긴밀히 협력한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카자흐스탄은 올 하반기 제1호 원전 도입 관련 국민투표를 할 예정인데 윤 대통령은 이날 원전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 우리 기업이 참여를 희망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며 이에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충분히 이해하며 우호적인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우라늄 공급과 관련해서는 카자흐스탄 국영 원자력 회사가 한국의 우라늄 공급자 공개 입찰에 참여한다. 양국 원자력 회사 간 정례 협의도 연다.

석유와 가스·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지 기업 카즈무나이가스와 석유가스 분야 신규 사업 추진 MOU를 맺었다.



한국 기업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도 적극 나선다. 무역보험공사는 카자흐스탄 수출 신용기관 엑스포트와 ‘금융 지원 협력 MOU’를 맺고 인프라 건설 참여를 지원한다. 무보는 카자흐스탄 국영 개발은행과도 협력, 양국 무역·투자를 촉진하고 녹색 산업과 핵심 광물 개발, 인프라 건설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은 직항 항공 노선도 4년 만에 재개한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항공이 15일부터 아스타나~인천 노선을 취항하며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도 해당 노선에 취항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국 경제인 300여 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은 상호 보완적 산업구조를 보유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경제협력의 지평을 계속 넓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카자흐스탄 인프라 개발에 더 활발히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카자흐스탄의 제조 발전 전략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년 기아 조립 공장이 완공되면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으로 수출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자동차를 넘어 제조업 전반으로 양국 간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는 윤진식 무역협회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우리 측에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