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쇄신·반성 없는 당정, 與가 바로 서야 정치 복원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7월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차기 대표를 선출하기로 1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 앞서 만들어진 ‘당원 투표 100%’ 규정을 1년여 만에 고쳐 ‘민심’을 일부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 적용됐던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에 못 미쳐 당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10 총선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말했고 여당도 ‘쇄신과 변화’ 의지를 밝혔지만 헛말에 그치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 첫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 워크숍에서는 윤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반성 없이 술잔을 돌리며 “똘똘 뭉치자”는 구호만 외쳐 “위기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폭주하는 상황에서 소수 여당은 전략도, 투지도, 역할도 없는 ‘전·투·력 상실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심지어 야당이 국회 본회의를 강행한 이달 10일 로텐더홀 규탄 대회에서는 일부 여당 의원들이 잡담을 주고받다가 카메라에 찍히지 않으려고 황급히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는 행태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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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정부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유능하고 도덕성을 갖춘 인재들을 기용해 경제 살리기 정책을 실천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 참모와 관료들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일부 부처들은 되레 헛발질을 하고 있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해괴한 방어 논리로 외려 불신만 키웠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 ‘외국인이 건넨 선물은 국가 소유의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통령의) 신고 의무가 없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접근하면 공직 기강을 다잡을 수 있겠는가.

거대 야당이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 독식과 ‘당 대표 방탄’을 위한 입법 폭주를 시도하는 것은 헌법 가치를 흔드는 중대한 문제이고,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권이 무책임·무능력·무기력의 ‘3무(無)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여권이 뼈아프게 반성하고 민생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모습으로 거듭나야 ‘입법 폭주→거부권 행사’의 악순환을 막고 정치를 정상화할 수 있다. 여권이 바로 서야 정치 복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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