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급부상하고 있는 극우파에 맞서기 위해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올랑드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과거 자신이 시장을 지냈던 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계획을 밝혔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자로 2012년∼2017년 집권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도 “상당히 전례 없는 결정”이라면서도 “예외적인 상황에서 예외적인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예외적인 상황이란 극우 정당의 급부상이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은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를 누르고 압승했으며 이달 30일과 내달 7일 예정된 조기 총선에서도 승리가 유력하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극우파의 위험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무관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가 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는 1988~1993년, 1997년~2012년 등 총 19년 넘게 의원직을 맡았던 텃밭 코레즈다. 좌파 사회당 소속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NPF)의 후보로 나선다. 그는 민주주의 활성화와 부유세 재도입, 연금개혁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총선에서 NPF가 승리한다면 총리에 도전할 것이냐는 물음에 “사심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나는 공화국의 대통령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정치인의 총선 출마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은 1984년 프랑스 전직 대통령 최초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적이 있다.
한편 극우 정부의 등장 가능성은 이번주 프랑스 채권 시장과 증시를 뒤흔드는 중이다. 프랑스 대표 지수 CAC40은 이번주에만 6.2% 하락해 2022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국채와 프랑스 국채 수익률 격차도 2017년 이후 최대로 벌어지는 중이다.
사회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15일 파리에서는 극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경찰 추산 7만 5000명이 참가했다. 시위를 주도한 노조에 따르면 파리에서만 25만 명, 전국적으로 64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