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뇌사좀비" "사기꾼"…트럼프 생일날 '독설 공방전'

■27일 첫 TV토론

대선 5개월 앞두고 지지율 초접전

네거티브 집중에…역대급 비호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생일 파티 행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생일 파티 행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방에 대한 비난 수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약 5개월 앞둔 미 대선이 초접전 양상으로 펼쳐지자 양 진영에서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27일(이하 현지 시간) 첫 TV 토론에서 맞붙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자신의 팬들과 함께 생일 파티 행사를 가졌다. 78번째 생일을 맞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81세의 바이든 현 대통령을 향해 노쇠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무능한 사람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며 “모든 대통령은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캠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78가지 업적이라는 글을 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유죄 평결을 받은 ‘입막음 돈’ 사건, 의사당 폭동 조장 등을 업적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꼰 것이다. 바이든 캠프 대변인인 제임스 싱어는 “도널드, 생일 축하해. 당신은 사기꾼·실패자·협잡꾼,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 경제, 권리, 미래에 대한 위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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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트럼프 캠프의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뇌사 상태의 좀비처럼 돌아다닌다”고 맞받아쳤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혼자 자리를 이탈하는 듯한 모습이 공개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양측의 이 같은 막말 공방은 초접전으로 흘러가는 판세 속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로이터통신이 입소스와 함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달 12일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2%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포인트 내외인 오차범위에 있는 결과다. 5월 31일 진행한 직전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2%포인트 앞지른 바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날로 거칠어지는 혐오 발언 및 막말로 양측 후보 모두 유권자들에게 비호감으로 인식되는 양상이다. 퓨리서치가 지난달 13~19일 미국 성인 86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가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대 열 번의 대선 가운데 양당 후보의 비호감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퓨리서치는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달 27일 미 대선은 첫 토론에 들어간다. 행사를 주관하는 CNN방송에 따르면 90분간 진행되는 토론은 두 차례의 중간 광고가 있을 예정이며 광고 시간 동안 캠프 관계자들은 후보들과 접촉할 수 없다. 두 후보는 같은 단상에 서게 되는데 자리 배치는 동전 던지기로 결정된다. 사전 연설문이나 준비된 메모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며 후보들에게 펜과 메모장, 물 한 병만 주어지게 된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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