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러 ‘위험한 거래’…국제 제재·중국 역할 유도로 ‘뇌관’ 제거해야


북한을 24년 만에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관계 격상 의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북한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 결제 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과학·경제 등에서 북러 관계를 준동맹으로까지 끌어올리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일대일 비공식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한다고 러시아 측이 전했다.



무엇보다 푸틴의 방북을 통해 북러 간 레드라인을 넘는 ‘위험한 거래’가 시도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미국 CNN은 “북한의 무기 지원 대가로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의 군사위성 프로그램을 도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역량을 러시아로부터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한국전쟁 이래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961년 옛 소련과 맺었다가 1990년에 폐기한 ‘무력 침공·전쟁 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되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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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김정은 비밀 회담에서 또 어떤 ‘악마의 거래’가 이뤄질지 알 수 없다. 만약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주고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받는다면 한반도 주변의 긴장은 더욱 고조된다. 한미는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공조해 북러 간 탄약·군사기술 거래 차단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북러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북러 밀착을 꺼리는 중국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일도 중요하다. 18일 서울에서 열린 차관급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발판으로 중국의 역할과 국제 제재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정교한 외교력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국방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뇌관들을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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