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항에 정박한 선박이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다.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300억 달러 적자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적자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3년 지역별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354억 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258억 3000만 달러)보다 96억 6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미 경상수지는 912억 5000만 달러 흑자로 2022년(689억 7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 1998년 지역별 경상수지가 집계된 후 대미 흑자로는 가장 큰 규모다. 상품수지 역시 821억 6000만 달러로 2022년(590억 달러)을 뛰어넘는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승용차 등의 수출 증가와 원자재 수입 감소로 인해 상품수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대중 경상수지는 309억 8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2022년 대중 경상수지가 첫 적자(-8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적자 규모는 1년 전보다 세 배 이상 커졌다. 상품수지 역시 336억 달러 적자로 2022년(-102억 달러)을 뛰어넘었다.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대미 경상수지는 2020년 이후 흑자 확대 흐름이 이어졌으나 대중 경상수지는 적자 폭이 더 커졌다”며 “당분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168억 6000만 달러 적자로 2022년(-176억 9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이는 화공품·정밀기기 등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경상수지는 63억 9000만 달러 흑자로 2022년(55억 1000만 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경상수지는 516억 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고 중동에 대해서는 737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